‘날개 접은’ 하이에어, 기업회생 신청…23일 재운항 연기
22일 운항 재개 못하고 다음달 28일로 연기
기업회생 신청…사태 장기화 우려
대한항공 사천~제주 노선 재운항 가능성도
운영난에 이은 운항관리사 부재 문제로 국내외 전 노선 운항을 중단(부산일보 9월 11일자 11면 보도)했던 하이에어가 결국 기업회생을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이에어 운항 재개 시기도 불투명해졌다.
하이에어는 자사 홈페이지와 SNS 등을 통해 국내선 운휴기간을 다음달 28일까지로 한 달여 동안 연장한다고 밝혔다.
당초 국내선은 9월 22일까지, 국제선은 10월 28일까지로 운휴기간을 정해놨는데 국제선 기준에 맞춘 셈이다.
이달 초 하이에어의 운휴 원인은 운영난에 이은 운항관리사 부재 탓이었다.
항공안전법상 항공기를 출발시키거나, 비행계획을 변경하려는 경우엔 운항관리사의 승인이 필요하다.
그런데 하이에어의 운항관리사 6명 가운데 5명이 임금체불 문제로 최근 퇴사하면서 불가피하게 운휴에 들어간 것.
하지만 상황이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하이에어는 결국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하이에어는 앞서 코로나19 여파와 LCC간 경쟁구도 탓에 2021년 111억 원, 지난해 100억 원 상당의 순손실을 냈다.
반면 매출은 지난해 152억 원 수준에 그치면서 심각한 운영난을 겪어왔다.
법원 관리를 통해 구조 개혁 작업을 거쳐야 하는데 당장 다음달 재운항도 불투명한 실정이다.
현재 하이에어는 고객센터조차 연락이 되지 않고 있으며, 업계 사이에서는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하이에어 노선 운항 중단으로 인해 울산·사천공항 등을 이용하는 승객들은 불편이 예상된다.
특히 사천공항의 경우 유일하게 하이에어만 사천~제주 노선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이번 사태로 하늘길이 완전히 막혀버렸다.
사천~김포 노선은 진에어가 운영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주 4회에 불과하다.
진주의 한 시민은 “원래 9월 하순에 제주에 일이 있어서 예약을 해놨는데 항공편을 구하지 못해 연기했다. 23일에는 다시 운항에 들어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안타깝다. 사천공항이 이름 뿐인 공항으로 남지 않을 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대한항공이 사천~제주 노선 재운항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2020년 사천공항에서 철수했다.
그런데 최근 재운항 의지를 보이며 국토교통부에 사천~제주 정기편 노선 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부산지방항공청과 경남도 등 관계기관 검토가 진행 중인데, 빠르면 다음달 29일부터 취항이 가능할 전망이다.
한편, 경남도는 다음주 서부경남 8개 시군은 물론, 항공사들과 사천공항 활성화 실무협의회를 열고 하이에어 운휴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