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부진·고금리·고유가 하반기도 어렵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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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수출 전년동기 대비 8.4%↓
OECD 한국 성장률 1.5% 예상

한국 경제가 올해 ‘상저하고’(하반기로 갈수록 경기가 살아난다는 뜻)를 기대했지만 수출이 뚜렷이 살아나지 않는 데다 고금리 장기화와 고유가라는 악재에 부딪혀 경기가 상향 반전되기는커녕 경기회복이 예상보다 훨씬 더뎌질 가능성이 높다.

24일 정부부처에 따르면 8월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8.4% 감소해 지난해 10월부터 11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이달 들어선 1~20일 수출이 9.8% 늘었지만 지난해보다 조업일수가 이틀 많았기 때문이다. 조업일수를 감안한 하루 평균 수출은 7.9% 감소했다. 수출이 이처럼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중국 경기회복이 더딘 데다 반도체 수출이 회복되지 못하는 게 가장 큰 원인이다.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는 현재 빠르게 거품이 꺼지고 있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국 중앙은행이 최근 고금리 장기화를 예고하면서 가뜩이나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한 한국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 연준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인 입장에 글로벌 채권금리는 이미 상승세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가계부채가 경제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차주(돈 빌린 사람)의 상환능력 심사를 강화하고 은행의 과잉대출을 차단해달라”라고 주문했다. 고금리는 기업실적에도 악영향이다. 8월 회사채 발행액은 전월보다 81.9% 급감했다. 고금리에 이자 부담을 견디지 못해 회사채 발행을 아예 줄인 것이다.

올해 초 배럴당 70달러대였던 국제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의 강경한 입장 탓에 현재 배럴당 90달러에 이르고 있다. 두바이유는 94달러다. 일각에선 100달러 재돌파도 거론되고 있다. 사우디 등 산유국들이 ‘낮은 가격에는 석유를 팔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유가는 앞으로도 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OECD는 지난 19일 발표한 중간 경제전망에서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1.5%로 예상해 미국(2.2%) 일본(1.8%) 등보다 낮았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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