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주석 “방한 문제 진지하게 검토”
한 총리, 항저우서 시 주석 면담
한중일 정상회담 개최 환영 언급
엑스포 지지 요청에는 원론 답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덕수 국무총리를 만나 “방한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두 나라 최고위급의 소통이 이뤄지면서 시 주석 방한이 성사될지 주목된다.
정부 고위 당국자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 23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식 참석차 방중한 한 총리와의 면담에서 방한 문제를 먼저 언급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시 주석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7월 국빈 방한을 마지막으로 한국을 찾지 않았다.
시 주석은 지난해 11월 15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윤석열 대통령과 첫 회담을 열어 “코로나 팬데믹으로 그간 한국을 방문하지 못했다”며 “코로나 상황이 어느 정도 안정되면 윤 대통령의 방한 초청에 기쁘게 응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시 주석은 한국이 연내 개최를 추진 중인 한일중 정상회의와 관련, “적절한 시기에 개최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내주 개최되는 고위급 회의를 시작으로 외교장관 회의를 거쳐 조속히 정상회의가 개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한 총리는 또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해 중국의 지지를 요청했고, 시 주석은 “진지하게 검토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통령실은 시 주석 방한 성사를 위한 본격적인 협의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시 주석이 한 총리에게 방한 문제를 먼저 언급한 만큼 이를 토대로 외교채널을 가동해 중국 측과 본격적인 협의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의 이러한 행보는 지난달 미국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를 기점으로 한미일 3국 간 협력 수준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자 이를 견제하려는 중국 전략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의 방한이 이뤄진다면 윤석열 정부의 한중 관계 형성에서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실은 시 주석 방한이 연내에 이뤄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본다. 대통령실은 2019년 12월 중국 청두 회의 이후 중단됐던 한일중 정상회의 재개를 우선 목표로 삼는다. 26일 서울에서 열리는 고위급회의(SOM)를 시작으로 외교장관 회의 등 관련 절차를 순차적으로 밟아 한일중 정상회의가 조속히 개최될 수 있도록 하는 게 당면 과제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