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시대’ 넘어 르네상스 맞은 한국 수영, 중국 넘어 세계 중심으로…
황선우·김우민·양재훈·이호준
계영 800m서 아시아신기록 우승
지유찬, 자유형 50m서 금메달
수영 경영 종목 중국 독주 막아
황선우, 내일 자유형 200m 금 도전
한국 수영의 르네상스가 도래했다. 한국 수영은 25일 하루에만 금메달 2개를 획득하며 아시안게임에서 중국의 독주에 제동을 걸었다.
황선우·김우민·양재훈(이상 강원도청)·이호준(대구시청)으로 구성된 한국 수영 남자 계영 800m 대표팀은 25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남자 계영 800m 결선에서 7분01초73의 기록으로 정상에 우뚝 섰다.
7분01초73은 2009년 로마 세계선수권에서 일본이 작성한 7분02초26을 14년 만에 0.53초 단축한 아시아신기록이다. 개최국 중국이 남자 자유형 100m에서 우승한 판잔러, 2위 양하오위, 2021년 도쿄올림픽과 이번 대회 개인혼영 200m 금메달리스트 왕순 등 호화 멤버를 내세워 7분03초40의 기록을 냈지만, 한국 계영 대표팀이 1.67초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이 경기에 앞서 지유찬(대구시청)은 남자 자유형 50m 결선에서 21초72의 대회신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50m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한 건 2002년 부산 대회 김민석 이후 21년 만이다. 지유찬은 경영 9개 종목 연속 금메달을 휩쓸던 중국의 독주를 가장 먼저 막아섰다.
이날 한국 수영은 동메달 2개도 추가했다. 최동열(강원도청)이 남자 평영 100m에서 59초28의 한국신기록으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한국이 이 종목에서 3위 안에 든 건 1962년 자카르타 대회 진장림(3위) 이후 61년 만이다. 김서영(경북도청)은 여자 개인혼영 200m 결선에서 2분10초36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따냈다.
황선우를 비롯한 대표팀 선수들은 한국 수영의 ‘황금세대’로 평가받는다. 황선우는 지난 7월 후쿠오카 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200m에서 1분44초42의 한국신기록으로 동메달을 따내며 2022년 대회(2위)에 이어 한국 수영 최초로 세계선수권 2회 연속 메달 획득의 이정표를 세웠다.
당시 이호준도 황선우와 함께 결승에서 역영을 펼쳐 6위에 오르기도 했다. 김우민도 세계선수권 자유형 400m에서 5위에 드는 선전을 펼쳤다.
지유찬은 이번 대회에서 자유형 50m 예선부터 결선까지 연거푸 대회신기록을 작성하며 유일하게 21초대를 찍었다.
박태환이 이끌던 한국 수영의 전성기는 박태환 1인 스타에 의존한 시대였다. 지금은 황선우뿐만 아니라 이호준, 김우민, 지유찬, 최동열 등 여러 ‘신성’들이 한국 수영을 끌어 올리고 있다. 한국 수영이 말 그대로 르네상스를 맞은 것이다.
실제 단체전인 계영에서 한국이 아시안게임 정상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남자 계영 800m 대표팀은 2년 전 도쿄올림픽 기록(7분15초03)보다 이번 대회에서 무려 13초30이나 앞당겼다. 2022년 세계선수권(7분06초93·6위), 올해 세계선수권(7분04초07·6위)에 이어 무서운 기세로 기록을 단축하고 있다.
황선우는 “한국 계영 800m 대표팀은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메달을 바라보며 함께 나아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국 수영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를 향해 힘찬 역영을 펼치기 시작했다.
황선우와 이호준은 27일 남자 자유형 200m에서 금메달에 도전한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