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국군의날 행사… 윤 대통령, 북에 경고장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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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군 기념사에서 “핵 사용 시 정권 종식”
“한미동맹 바탕 안보태세 확립” 강조도
북 추종세력 겨냥 비판 메시지도 내놔
숭례문~광화문 한미 군 장병 시가 행진

국방부는 건군 75주년 국군의날을 맞아 26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일대에서 2013년 이후 최대 규모의 시가행진을 실시했다. 국군의날은 매년 10월 1일이지만 올해에는 연휴에 끼여 행사가 앞당겨져 진행됐다. 연합뉴스 국방부는 건군 75주년 국군의날을 맞아 26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일대에서 2013년 이후 최대 규모의 시가행진을 실시했다. 국군의날은 매년 10월 1일이지만 올해에는 연휴에 끼여 행사가 앞당겨져 진행됐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북한이 핵을 사용할 경우 한미동맹의 압도적 대응을 통해 북한 정권을 종식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보다 한층 강경해진 국군의날 대북 메시지를 내놓았다는 평가다. 군은 이날 한미 장병이 함께 참여하는 대규모 시가행진을 벌이는 등 서울 도심에서 창군 이래 최대 규모 국군의날 행사를 펼쳤다.

윤 대통령은 이날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제75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정부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미일 안보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나아가 우방국들과 긴밀히 연대해 강력한 안보태세를 확립해 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정은 정권을 직접 겨냥해 핵 도발을 시도할 경우 ‘정권의 종말’을 맞을 것이라는 강력한 경고음을 발산한 것이다. 지난해 국군의날 기념사에서 “북한이 핵무기 사용을 기도한다면 한미동맹과 우리 군의 결연하고 압도적인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했던 것보다 한층 강경해졌다.

윤 대통령은 “북한 정권은 핵무기가 자신의 안위를 지켜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북한의 끊임없는 핵 개발·고도화 시도에 대해선 “대한민국 국민에 대한 실존적 위협이자 세계 평화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며 엄중한 인식을 드러냈다.

아울러 북한 정권이 핵 개발에 매달리면서 수탈과 억압, 인권탄압이 계속돼 북한 주민의 삶이 피폐해지고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김정은 정권의 무모한 핵 도발에 대한 강력한 응징 의지와 함께 흔들림 없는 핵 억제 의지를 공개적으로 천명한 것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위험 수위를 넘어 지속하는 현 상황이 윤 대통령에게 강력한 대북 메시지를 내놓게 한 배경으로 보인다.

지난 4월 국빈 방미 당시 한미 핵협의그룹(NCG)를 출범시키며 한미동맹을 사실상 ‘핵 기반 동맹’으로 격상시키고, 지난달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를 통해 3국의 안보협력 제도화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자신감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 공고해진 한미 동맹과 한미일 삼각 협력을 바탕으로 한 외교적·군사적 자신감이 이날 윤 대통령의 기념사에 깔려 있다는 의미다.

윤 대통령은 특히 “우리 국민은 북한의 공산세력, 그 추종세력의 가짜 평화 속임수에 결코 현혹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은 물론 북한의 통일 전술을 지지하는 내부 세력을 겨냥한 메시지도 다시 내놓았다. 전임 문재인 정부와 야권의 강경세력을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창군 이래 최대 규모로 서울 도심에서 펼쳐진 이날 국군의날 시가행진에는 한미 동맹 70주년을 맞아 주한미군 전투부대원 330여 명도 참가했다. 한미 동맹의 강력하고 끈끈한 힘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이날 오후 4~5시 숭례문에서 출발해 광화문 육조마당까지 세종대로 1.2km 구간에서 열리는 시가행진에는 4600여 명의 도보부대가 나섰다.

또 세계 최강의 공격헬기 AH-64E 아파치 가디언 4대가 지상을 행진하는 도보·장비부대를 400피트(약 120m) 상공에서 엄호하고, K-방산의 주역인 국산 K9 자주포, K2 흑표전차, 북핵 억제의 핵심인 고위력 미사일인 국산 현무 2·3·4를 비롯해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 군단 정찰용 UAV-Ⅱ, 다연장로켓 천무, 상륙돌격장갑차(KAAV), 합동정밀직격탄(JDAM), 장거리공대지미사일 타우러스(TAURUS) 등 170여 대의 최첨단 전력도 총출동했다. 제9공수특전여단과 육·해·공군, 해병대 장병 등 750여 명은 국민사열대, 세종대로 사거리 등에서 특전사가 독자적으로 창안한 실전형 전투품새 등 태권도 시범을 펼쳤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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