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동문 모두 자랑스러운 철마초등 100주년 만들겠습니다”
정진백 철마초 100주년 사업 추진위원장
지난 4월 32대 총동창회장 맡아
동문 글 게재 100년사 책자 최우선
기념비 건립·철마가족 대동제 준비
“기장군의 ‘뿌리 깊은 나무’ 철마초등학교가 100년의 지혜로 1000년의 꿈을 펼치도록 준비하겠습니다.”
최근 <부산일보> 기자와 만난 부산 기장군 철마초등학교 정진백 100주년기념사업 추진위원장은 이처럼 당찬 포부를 밝혔다. 지난 4월 32대 철마초등학교 총동창회장 임기를 시작한 그는 지난 3월 모교의 100년을 정리하는 기념사업 추진위원장을 맡았다.
1924년 개교한 철마초등학교는 내년 3월 100주년을 맞는다. 현재까지 약 4100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철마초등 48회 졸업생인 정 위원장은 대학 졸업 후 집안 사정 등으로 인해 대학 교수의 꿈을 접고 서울행을 택했다.
그는 우리은행 본사에서 27년간 근무하다 2017년 퇴직했다. 2019년부터는 3년간 부산시 산하 정책연구기관인 부산여성가족개발원에서 경영실장을 지내기도 했다.
정 위원장은 올해 본격적으로 모교 100주년 기념사업을 준비하며 근심이 컸다. 철마초등과 비슷한 규모의 다른 학교의 경우 100주년 기념사업을 준비하는 데 보통 2~3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준비 시간이 너무 촉박해 부담감이 컸다고 한다.
철마초등 100주년 기념사업은 100년사 책 발간, 기념비 건립, 철마가족 대동제 등 크게 3가지 업무와 행사로 나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막상 사업을 준비하며 체감한 철마초등 동문들의 반응은 놀라울 정도였다고 한다.
정 위원장은 지역 주민 대부분이 철마초등 출신인 데다 학교가 공동체의 중심축 역할을 단단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직 지역 공동체가 살아있는 철마면은 주민들의 연대감이 다른 곳과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높다”면서 “100년사 책에 동문들의 글을 게재하는 과정에서 수 개월 만에 졸업생 40여 명이 추진위원회에 연락이 올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의 기념사업의 최우선 과제는 100년사 책자 발간이라고 강조했다. 철마초등의 역사뿐 아니라 지역사회 문화 진흥 차원에서 기장군의 중심인 철마면의 이야기를 충실히 담을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철마면은 과거 부산의 중심인 동래와 지리적으로 가깝고 농업 생산이 활발해 만석꾼과 천석꾼을 배출할 정도로 물적·인적 토양이 비옥한 곳이라고 자랑했다.
현재 철마면 주민은 7740명이지만 철마초등 재학생은 93명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재학생 절반 이상이 인근 정관신도시에서 등교한다. 정 위원장은 철마초등이 자연친화적인 학교로 입소문이 나면서 정관신도시에서 스쿨버스로 통학하는 인원이 많다고 말했다. 이런 변화는 부산시교육청이 최근 실시한 주소지 이전 없이 작은 학교에 다닐 수 있게 한 ‘작은학교자유통학구역’ 제도의 영향이 컸다고 했다. 철마초등에서는 다양한 생태 체험 교육은 물론 6년 동안 1인 1악기를 연주하는 등 교육청의 지원이 많아 학부모가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정 위원장은 “내년 4월 졸업생뿐 아니라 재학생과 교직원도 참여하는 개교 100주년 기념식인 ‘철마가족 대동제’에는 재학생들이 직접 오케스트라를 연주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또 모교와 총동창회가 ‘더 큰 미래로 나아가자’는 취지로 개교 100주년 기념비를 모교에 건립할 계획이다. 단순히 졸업생을 위한 문구가 아니라 졸업생도 긍지를 느끼고 재학생도 희망을 품을 수 있는 문구를 구상 중이다.
정 위원장은 “철마초등 100주년 사업은 당초 걱정과 달리 38회 졸업생 김두섭 총동창회 명예위원장과 40회 졸업생 정종복 기장군수를 비롯한 동문들의 적극적인 참여 덕분에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총동창회의 큰 머슴으로서, 지나온 모교 100년과 이어갈 모교 100년의 이정표를 세우는 데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다짐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