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재난 전문 인력 양성, 합리적 예측 가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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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덕 (사)한국기업재난관리사회 회장

재난관리 전문 자격 제도 도입을 위한 재난안전법 개정안이 의원 입법으로 발의됐고, 행정안전부에서는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제도 마련에 들어갔다. 재난관리 전문 인력 육성, 교육 등과 관련해 연구용역이 발주되는 등 산학계를 통한 재난안전 묘안 찾기 연구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활동들은 이태원 사건 후속 조치로 추진되고 있는 윤석열 정부의 국가재난관리체계 구축 사업의 일환이다. 현 정부가 시도하고 있는 큰 변화의 움직임 중 일부이지만, 재난 안전관리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문 활동가들에게는 큰 관심 사항이 되고 있다.

재난관리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정책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행안부 재난관리정책과 자료에 의하면 재난 초기 대응자인 소방기사 등 전문가 제도와 전문가 풀 형성은 잘 되어 있으나 현장 대응을 지원하고 전체적으로 지휘하는 관리자가 부족한 것이 현 실정이다. 즉, 재난관리를 적절하게 통제하고 지휘할 컨트롤타워의 역할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행안부가 ‘재난관리사’라는 국가전문자격증 제도를 새롭게 도입하는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이다. 현장 대응을 지원하고 전체적으로 지휘하는 관리자가 많았더라면 이태원 사고의 피해도 그 만큼 적었을 것이라는 게 정부의 논리다.

그러나 행안부의 개정안을 검토한 행정안전위원회 박 모 전문위원은 검토서에서 새롭게 추진하는 재난관리사는 기존의 국가전문자격증인 기업재난관리사 제도와 적용 범위나 자격 인증 방법 등에서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박 위원의 의견은 같은 분야에서 유사한 국가전문자격제의 추가적인 도입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어 개정안에 대한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에서 인정하는 자격 관련 법률은 국가전문자격에 관한 법률과 국가기술자격에 관한 법률에 의한 자격으로 구분하여 적용하고 있다. 새로이 추진하는 재난관리사 제도는 지난 4월 새롭게 고시한 재난관리 전공 학부를 이수한 경우 1차 시험을 면제해 주는 등 학부제와 연계한 자격증 시스템이다. 국가기술자격에 관한 법률을 적용하는 기사자격제도와 그 개념이 같고 국가전문자격제도와는 개념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다.

행안부에서 관리하고 있는 국가전문자격증인 기업재난관리사 제도를 보면 다른 부처에서 관리하고 있는 경영지도사, 공인노무사, 공인회계사 등과 같이 응시 자격은 물론이고 아무런 조건없이 시험만으로 자격을 인정하는 자격 제도이다. 재난관리사제도의 개념과는 차이가 있고 입법 발의된 자격 제도는 누가 보아도 국가기술자격법에 따른 기사 자격증에 해당하는 것으로 인식된다.

행안부는 2014년 제도를 도입하고 9년에 걸쳐 1600여 명의 자격자를 배출하고 있는 국가전문자격증인 기업재난관리사제도를 운영하고 있음에도 동일한 분야에 재난관리 국가전문자격제도를 중복적으로 도입하는 것은 유사 중복 자격 제도로서 언젠가는 통합의 필요성이 예상되는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만약에 행안부에서 필요로 하는 재난관리 전문 인력으로서 기존의 기업재난관리사 제도가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그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정권의 변화기에 매번 겪는 규제 철폐의 대상이 되는 자격 제도를 중복으로 도입하고자 하는 것은 잘못된 방향 설정으로 불필요한 용역 발주 등 부당한 행정낭비 사유가 될 뿐 아니라 어렵게 자격증을 확보하고 있는 기존의 기업재난관리사들과 반목만 조장하는 가능성이 높다.

국가 전문 자격으로 기획된 재난관리사 자격 제도를 기술자격증으로 추진해 합당한 법률 적용 문제와 기존의 활동 중인 1600여 명의 기업재난관리사들과 이해 충돌을 피하기 위한 합리적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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