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고금리 장기화 우려에 주식·채권·원화 일제히 '출렁'
코스피 2.41% 하락한 2405.69
원·달러 1363.5원 연고점 경신
연준 긴축 장기화 전망 영향
반전 재료 없어 당분간 혼란 전망
미국 국채를 비롯한 글로벌 채권 금리 급등 등 대외 여건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국내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장기화 전망에 미 국채 금리가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자 환율은 치솟고 주식시장은 일제히 급락세를 보였다.
4일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주식과 채권, 원화 가치가 일제히 급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41%(59.38포인트(P)) 하락한 2405.69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9.29P(1.19%) 내린 2435.78에 개장한 뒤 줄곧 낙폭을 키웠다. 코스닥 지수 역시 전 거래일 대비 4.00%(33.62P) 급락한 807.40으로 장을 마쳤다.
또 이날 채권시장에서는 국고채 10년물이 전 거래일 최종호가수익률 대비 0.20%P 이상 급등한 4.2%대에 거래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363.5원까지 오르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이는 종가 기준 지난해 11월 10일(1377.5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주식·채권·원화가 한꺼번에 급락세를 보인 것은 지난 6거래일 동안의 긴 연휴 동안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한 영향이 국내 금융시장으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글로벌 채권 금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지난달 27일 연 4.5%대였으나 지난 3일(현지시간)에는 4.8%를 넘어서며 2007년 8월 이후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같은 날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의 가치를 반영한 달러화 인덱스도 107대까지 올라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미래에셋증권 서상영 미디어콘텐츠본부장은 “하반기 미국 재무부가 채권 발행을 늘렸고,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해임은 예산안 처리 불발 가능성을 키웠다“며 “미 국채 10년물에 대한 수급 부담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연준의 고금리 정책이 이어지는 가운데 연준 위원들이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발언들을 하는 등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제한될 수밖에 없고 전체적인 투자심리가 위축됐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킬 재료가 없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대외 여건 불확실성에 따라 금융시장이 지속해서 불안정한 분위기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김기명 전문위원은 “국내 경기 여건을 생각할 때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제한적이라 국채 금리가 미국을 따라 계속 상승하는 데엔 한계가 있다”면서도 금융 불안정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원·달러 환율도 당분간 상승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환율 상단을 단기적으로 1400원까지 열어둬야 한다고 내다봤다. NH선물 김승혁 연구원은 “1차 저항선인 1360원을 돌파했고, 2차 저항선은 1400원 정도”라며 “1400원까지는 열어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