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일영화상 2023] 남우주연상 이병헌 “폭염에 한겨울 옷 입고 촬영하느라 고생 많았죠”(종합)

최학림 선임기자 theo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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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부일영화상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이병헌 배우가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2023 부일영화상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이병헌 배우가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오랜 시간에 걸친 감독, 배우, 스태프들의 수많은 노력과 좋은 앙상블이 수상으로 이어져 기뻐요.”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로 부일영화상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배우 이병헌. 2016년 ‘내부자들’, 2020년 ‘남산의 부장들’에 이어 같은 상의 세 번째 수상이다.

대지진에서 홀로 남은 황궁아파트 주민들의 생존기를 그린 이 영화에서 그는 주민 대표 ‘영탁’을 연기했다. “이병헌은 믿고 보는 배우”라는 세평대로 그는 이번 영화에서도 당대 최고급 배우임을 증명했다. 이병헌은 영탁의 본래 성격과, 권력을 쥔 뒤 변해가는 과정을 세밀하고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작품을 고를 때 글의 힘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그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첫 페이지, 첫 문장부터 머릿속에서 흥미진진한 공간을 펼쳐냈다”고 했다. “하지만 폭염 날씨에 한겨울 의상을 입고 촬영한 것은 쉽지 않은 과정이었어요. 모든 배우, 스태프들이 같이 정말 고생 많이 했어요.”

그는 특별한 ‘연기 노하우’을 말하지 않는다 “대본을 많이 읽으며 디테일을 연구한다기보다는 캐릭터에 젖어 들고 상황에 잘 스며든다면 연기는 따라온다고 생각해요.” 그러면서 “제가 맡은 영탁 또한 평범한 가장으로 시작해 변화해가는 모습이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그걸 잘 표현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연기 생활을 전후로 나누는 순간이 있었다고 한다. 어느 날, 감독이 컷 사인을 했는데도 한동안 그 감정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며 ‘아 이게 연기구나’라고 느낀 벼락같은 순간이 지금의 열정과 모습으로 쭉 이어졌다는 것이다.

2023 부일영화상이 열린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에서 레드카펫 행사가 열리고 있다. 배우 이병헌. 김종진 기자 kjj1761@ 2023 부일영화상이 열린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에서 레드카펫 행사가 열리고 있다. 배우 이병헌. 김종진 기자 kjj1761@

그는 당분간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영탁’으로 기억되고 싶단다. “저 개인이 아니라 작품 캐릭터 이름으로 불리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잘 봐주셨기 때문에 그렇게 부르는 거죠. 다양한 캐릭터의 얼굴을 가진 배우, 그것이 신비감을 줄 수 있는 배우가 아닐까요.”

아버지 손을 잡고 보러간, 많은 순간과 추억들을 품은 영화 ‘시네마천국’을 가장 사랑한다는 그는 “부산은 저에게 또 다른 시네마 천국이다. 푸근한 정이 느껴지는 곳이며, 영화인으로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도시”라고 했다.


최학림 선임기자 theo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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