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일영화상 2023] 감독상에 ‘다음 소희’ 정주리 감독 “‘도희야’로 신인 감독상 받고 다시 수상해 너무 기뻐”(종합)
“상의 무게감보다 기쁜 마음이 더 커요. 계속 분발하라는 격려라고 생각하겠습니다.”
영화 ‘다음 소희’로 올해 부일영화상 감독상을 거머쥔 정주리 감독의 말이다. 정 감독은 데뷔작인 ‘도희야’(2014)로 부일영화상 신인 감독상을 수상한 데 이어 두 번째 작품으로 감독상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정 감독은 “‘도희야’ 때 부일영화상에서 첫 상을 받아서 너무 기뻤는데 이번에 수상하게 돼 너무너무 기쁘고 좋다”고 말했다.
영화 ‘다음 소희’는 2017년 발생한 실화를 배경으로 한다. 대기업 통신사 콜센터로 현장실습을 나간 고등학생의 모습을 비추며 현실을 담는다. 카메라는 수사에 나선 형사 유진의 시선을 통해 우리 사회 곳곳에 포진한 부조리함과 병폐를 비춘다. 정 감독의 첫 번째 작품인 ‘도희야’도 현실에 칼날을 겨눈 작품이다.
정 감독은 “문제의식을 먼저 갖고 시작하는 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소외되고 외로운 사람들과 그런 감정에 이끌린다”면서 “힘들고 슬픈 감정이라도 나만의 방식으로 잘 표현해놓으면 다 같이 생각하고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촬영됐다. 쉽진 않았지만, 함께한 동료들 덕분에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정 감독은 “팬데믹 상황에 날씨 변수도 있어서 온전하게 촬영할 수 있을까 걱정했다”며 “저수지 신을 찍었을 때가 많이 기억에 남는다. 많은 도움 덕분에 무사히 끝낼 수 있었다”고 했다.
한국 영화계에도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한국 영화인으로서 외국에서 한국 콘텐츠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달라진 걸 느낀다”며 “한국 콘텐츠의 위상도 ‘도희야’ 때와는 너무 다르더라”고 전했다. 정 감독은 “지금은 산업 전체가 좀 어렵지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좋은 방향으로 극복해나갔으면 좋겠다”면서 “산업을 움직이는 분들도 함께 신경을 써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