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징검다리] 폐허 같은 영순 씨의 낡은 집
이혼 뒤 쫓겨나듯 홀로 남겨져
밤낮 일해 모은 돈 3000만 원
집 마련했지만 오래 되고 허름
천장 얼룩 등 공사비 수백만 원
천장에서는 물이 쉴 새 없이 떨어지고, 바닥에는 물이 차 찰랑거립니다. 습기 탓에 집안 전체에는 곰팡이가 가득합니다. 영순(62·가명) 씨는 폐허와 다름없는 이곳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30년 전의 영순 씨는 지금 자신의 모습을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겁니다. 영순 씨는 평범하게 가정을 꾸리던 가정주부였습니다. 열심히 살림을 살았지만, 시댁과의 갈등이 조금씩 커져 갔습니다. 남편은 시부모님의 편만 들었고, 부부간의 사이가 나빠지면서 결국 이혼까지 하게 됐습니다. 영순 씨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자녀를 두고 집에서 쫓기듯 나오게 됐습니다. 영순 씨 인생에서 가장 후회되는 일은 그때 아이를 두고 나온 것입니다.
혼자가 된 영순 씨는 그때부터 닥치는 대로 일을 해 돈을 모았습니다. 먼 훗날 자녀를 보면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매일 아침부터 밤까지 식당에서 발이 부르트도록 일했습니다. 심한 두통으로 약 없이는 하루도 버틸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지만, 묵묵히 일했습니다.
영순 씨는 30년간 자녀를 애타게 그리워했습니다. 마음도 몸도 병을 얻었습니다. 그리움을 잊으려 열심히 일한 덕분에 몇천만 원이라는 목돈도 모을 수 있었습니다. 영순 씨는 이 돈으로 나중에 아이가 엄마를 찾았을 때 따뜻하게 잠이라도 재우고, 편하게 드나들 수 있는 집을 마련하고 싶었습니다.
집을 사기에는 부족한 돈이었지만 여기저기 발품을 팔아, 조그마한 보금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비록 지은 지 40년 이상 되어 낡고 허름한 집이었지만, 영순 씨는 보금자리를 가졌다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집이 생겼으니 헤어진 아이와도 빨리 만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행복만 가져다줄 것 같던 집이 지금은 영순 씨의 몸과 마음을 더 병들게 하고 있습니다. 몇 달 전부터 안방 천장에 얼룩이 생기더니 장마 기간부터 집안에 물이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바닥엔 금방 물이 고였고, 집 전체가 곰팡이로 가득 찼습니다. 집 안에서는 숨도 제대로 쉴 수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하지만 집을 구하는 데 지금껏 모은 돈을 써버린 영순 씨는 더 이상 갈 곳이 없습니다. 폐허가 된 집에서 계속 생활할 수밖에 없고, 극심한 스트레스로 건강은 더욱 나빠져만 갑니다. 영순 씨의 집은 전체 공사를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뜯어진 천장을 수리하고 곰팡이를 없애려면, 공사비만 수백만 원이 들어간다고 합니다.
한 번 생채기가 난 집은 손을 쓰지 않자 더 빠른 속도로 낡아가고 있습니다. 행복을 꿈꾸던 집에서 영순 씨는 넋을 놓고 앉아 있습니다. 영순 씨가 깔끔해진 집에서 아이와 함께 행복한 꿈을 꿀 수 있도록,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연제구청 복지정책과 김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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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됐습니다-지난달 15일 자 은정 씨
지난달 15일 자 은정 씨 사연에 후원자 58명이 247만 9260원을, 특별후원 BNK 부산은행 공감 클릭을 통해 42만 7000원을 모아주셨습니다. 후원금은 은정 씨의 치과 치료비로 쓰일 예정입니다. 은정 씨는 치료를 시작해 긍정적인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아직 식사를 제대로 할 만큼은 아니지만, 치료가 다 끝나면 치아뿐 아니라 망가진 건강도 돌아올 것이란 믿음으로 힘든 치료를 버티고 있습니다. 은정 씨는 도움이 헛되지 않도록 잘 살아가겠다며, 도움 주신 모든 분께 감사를 전해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