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서에 104번 거론” vs “일방적 기록”… 유인촌 의혹 ‘난타전’
여야,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서 격돌
유 후보자 ‘블랙리스트 의혹’ 최대 쟁점
민주 “증거·증언이 후보자 향하고 있다”
후보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 강력 부인
국회 막말 전력 질타엔 “허위 조작” 주장
김행 후보 ‘김건희 여사 추천 의혹’ 격론
위키트리 선정적 보도도 도마에 올라
5일 국회에서 열린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블랙리스트’ ‘김건희 여사 추천’ 등 의혹을 놓고 치열한 여야 공방전이 펼쳐졌다.
이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유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이명박(MB) 정부시절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의혹이 최대 쟁점이 됐다. 민주당 임종성 의원은 MB 정부 국가정보원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예술계 종북 세력의 반정부 정치활동 무력화’ 문건 등을 거론하며 “당시 (유 후보자가) 종북 예술인을 무력화해야 한다는 이 문건을 직접 보고받은 정황”이라고 주장했다. 유 후보자는 “분명히 말하지만 이명박 정부에선 블랙리스트라는 말도 없었다”고 답했다.
그러자 임 의원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의 이명박·박근혜 정부 블랙리스트 사건 백서에 유 후보자 이름이 104번 언급된다”며 “증거와 증언이 후보자를 향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유 후보자는 “104번 기록됐다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 백서는 사실 일방적으로 기록된 것”이라며 “제 이야기를 104번씩 거론하면서 왜 저를 구속 안 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은 유 후보자에게 “블랙리스트를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고 하는 데 맞느냐. 관련 의혹으로 처벌받은 적이 있느냐”고 거듭 물었고, 유 후보자는 “없다”고 답했다.
유 후보자의 2008년 ‘국회 막말’ 공방도 벌어졌다. 유 후보자는 “표현을 과하게”했지만 욕설은 하지 않았다면서 욕설 논란에 대해 “허위고 조작”이라고 주장했다. 유 후보자는 이명박 정부 문체부 장관이던 2008년 10월 24일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사진기자들에게 삿대질하며 “사진 찍지마! XX 찍지마! 성질 뻗쳐서 정말. XX 찍지 마!”라고 발언해 욕설 논란을 일으켰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도 “XX라고 자막이 나갔기 때문에 욕설을 한 것처럼 인식됐다”면서 “인신공격성 가짜뉴스”라고 주장했다.
김행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김건희 여사와의 관계, 소유 언론사의 선정적 보도 등이 논란이 됐다. 김 후보자는 “김건희 여사와 친분으로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됐다는 민주당 논평이 있다”는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 발언에 “언론과 정당, 정치권에서 거의 40년을 활동했는데, 어떻게 (김건희) 여사가 저를 픽업해서 이 자리에 가져다 놨다고 하느냐”고 항변했다. 김 후보자는 “김 여사를 몰랐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후보자가 공동창업한 온라인 뉴스 사이트 ‘위키트리’의 선정적 보도도 도마에 올랐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김 후보자는) 혐오 장사로 주가가 79배 급등해 100억대 주식 재벌이 됐다”면서 “(위키트리 선정적 기사들은) 기사 제목부터 내용까지 (성폭력) 피해자를 대상으로 삼는 비윤리적 묘사가 가득하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자는 “저도 부끄럽다”면서도 “이게 지금 대한민국 언론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는 부끄럽다면 사퇴하라는 요구에 “지적 사항을 보면 대한민국 메이저 언론사 1, 2, 3위도 다 들어간다”고 주장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재송부를 국회에 요청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언론 공지에서 “윤 대통령은 신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재송부 요청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국회가 이번에도 재송부 요청에 응하지 않으면 윤 대통령은 청문보고서 없이 신 후보자를 임명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