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소비 급감에 백화점까지 내놨다
NC백화점 해운대점 매물로 나와
주변 개발 ‘붐’이 매각 불 댕긴 듯
대형마트 줄매각… 백화점 이례적
명품 취급 대형 외엔 하락세 뚜렷
부산 해운대구 그린시티(신시가지)에 위치한 NC백화점 해운대점 건물이 매물로 나왔다. 그동안 대형마트 매각은 종종 있었지만 백화점 매각은 매우 이례적이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소비의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 백화점의 수익성이 떨어지자 소유주가 매각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5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NC백화점 해운대점의 소유주인 이화자산운용은 NC백화점 해운대점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매각 주관사인 딜로인트안진은 최근 잠재적 투자자들에게 투자 제안서를 발송했다. 매입의향서 접수는 오는 20일 마감되며, 매매계약 체결은 11월로 예상된다. 2005년 12월 준공된 NC백화점 해운대점은 해운대구 좌동에 지하 6층~지상 12층 규모로 건립됐다. 대지면적은 4592㎡(1389평), 연면적은 5만 2654.29㎡(1만 5928평)다.
그린시티의 아파트들이 재건축과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등 NC백화점 해운대점 주변에 개발 붐이 일자 소유주가 매각 적기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부동산업계는 본다. 일부 디벨로퍼(부동산 개발사업자)가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해당 부지가 매각되면 주거용 오피스텔이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 NC백화점 해운대점 자리에는 지구단위계획상 최대 용적률 1300%, 높이 128m의 오피스텔을 개발할 수 있다. NC백화점 해운대점 주변에는 이미 40층 규모의 오피스텔 건축허가가 나서 공사가 준비 중이다. 동의대 강정규 부동산대학원장은 “그린시티 아파트들이 대부분 20년 이상 된 구축이어서 신축에 대한 요구도 큰 편”이라고 말했다.
NC백화점 해운대점 매각은 팬데믹 이후 오프라인 소비 급감이 주원인이라고 유통업계는 분석한다. 특히 생필품 등은 온라인 쇼핑이 대세가 됐다. 이에 메가마트 남천점, 홈플러스 해운대점, 홈플러스 가야점 등이 잇따라 매각되기도 했다. 이러한 매각 도미노 속에서도 백화점은 굳건히 버틴 데다, 특히 해운대구 좌동은 백화점, 영화관을 모두 갖춘 소위 ‘완성형 상권’으로 불렸기에 유통업계는 이번 매각 배경을 면밀히 따져본다. 2020년에는 좌동에서 가장 큰 'SSM'인 롯데슈퍼 해운대점이 폐업해 오프라인 유통 내림세를 실감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롯데, 신세계, 현대 등 대형 백화점들은 이른바 ‘보복 소비’ 유행으로 명품 판매량이 급증한 덕에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지만, 명품이 없는 일부 중소형 백화점들의 매출은 오히려 감소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소형 백화점에서는 중저가 패션 브랜드들의 매출이 매우 중요한데, 대형 백화점에 입점한 패스트패션 브랜드인 자라, 유니클로 등에 빼앗기면서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최근 백화점, 마트 등 오프라인의 소비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추세여서 경쟁력이 없는 백화점과 마트의 매각 소식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NC백화점 관계자는 “코로나19 기간에도 수익을 냈으며 운영기간이 보장되어 있어서 향후에도 정상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며 건물주가 건물을 매각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영업을 진행할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