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2023] 북한 가족 탈북 여정 그린 ‘비욘드 유토피아’…“한 명이라도 더 구출되기를”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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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비욘드 유토피아' 출연진들이 8일 오후 해운대구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5관에서 열린 관객과의 대화(GV)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안지현 인턴기자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 출연진들이 8일 오후 해운대구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5관에서 열린 관객과의 대화(GV)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안지현 인턴기자

북한 가족의 탈북 여정을 그린 다큐멘터리 '비욘드 유토피아'가 부산국제영화제(BIFF)에 상영됐다. 영화에 출연한 주인공들은 관객과 대화를 나누며 생생한 경험을 나눴다.

지난 8일 오후 해운대구 롯데시네마 5관에서 진행한 '비욘드 유토피아' 관객과의 대화(GV)에서 영화에 출연한 한국 갈렙선교회 김성은 목사, 탈북민 이현서, 이소연 씨, 노진혜 양이 직접 무대에 올라 관객들을 만났다.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는 미국에서 먼저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올해 초 미국 선댄스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했고 우드스탁 영화제에서도 베스트 다큐멘터리상과 베스트 다큐멘터리 편집상을 수상했다. 영화는 북한에서 17세 아들을 데려오려는 탈북민 이소연 씨와 국경을 넘는 다섯 일가족의 탈북 과정을 담았다.

극장 객석이 꽉 찬 것을 본 출연진들은 감격스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김성은 목사는 “탈북민의 실상을 이렇게 알릴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이 영화를 보고 관심과 변화가 생겨 고통받고 있는 탈북민 한 명이라도 더 구출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화의 시작은 탈북민 이현서 씨의 에세이 ‘일곱 개의 이름을 가진 소녀’이었다. 미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에세이를 본 매들린 개빈 감독은 이현서 씨에게 영화 제작을 함께 하자고 권했다. 이현서 씨는 “매진 소식을 듣고 많이 놀랐다”며 “귀한 시간을 내준 관객들에게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고, 주변에 오늘 본 내용을 꼭 공유해 달라고 부탁하고 싶다”고 했다.

탈북민 이소연 씨는 “저는 아들을 구하지 못한 엄마입니다”로 말문을 열었다. 영화에서 이소연 씨의 아들 창은 탈북 과정 중 중국 공안에 잡혀 강제북송 당했다. 아들이 북한에서 고문을 받다 가슴과 머리 등에 심한 부상을 입었다는 소식을 마지막으로 아들의 행방은 끊겼다.

이소연 씨는 “지금도 아들 소식을 매일 브로커에게 묻고 아들이 살아만 있기를 기도하며 버틴다”며 “곁에 오지 못한 자식은 가슴에 묻는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 출연진들이 8일 오후 해운대구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5관에서 열린 관객과의 대화(GV)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안지현 인턴기자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 출연진들이 8일 오후 해운대구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5관에서 열린 관객과의 대화(GV)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안지현 인턴기자

우여곡절 끝에 탈북에 성공한 가족들도 자리에 함께 했다. 근황을 묻는 질문에 노진혜 양은 “처음에는 학교에서 친구를 사귀는 게 두려웠는데 이제 점점 적응이 되고 있다”며 감정이 북받친 듯 울음을 터뜨렸다.

탈북민 구출의 중심에는 한국 갈렙선교회 김성은 목사가 있다. 김 목사는 할머니와 부모, 두 아이가 압록강을 건너 중국, 라오스, 베트남을 거쳐 한국으로 무사히 들어오기까지 탈북의 전 과정에 동행했다. 10년 전 아들을 북한에 남겨두고 온 엄마 이소연 씨가 아들을 데려오려는 과정에도 그가 중심에 섰다. 김 목사가 지난 20년간 구출한 탈북민만 1000여 명이다.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 출연진들이 8일 오후 해운대구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5관에서 열린 관객과의 대화(GV)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안지현 인턴기자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 출연진들이 8일 오후 해운대구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5관에서 열린 관객과의 대화(GV)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안지현 인턴기자

김 목사는 “탈북민을 구출시키다 두만강에서 목이 꺾여 목에 철심을 박고 중국에서 감옥을 가고 어머니까지 저를 돕다가 감옥에 갔다”고 했다. 목숨을 걸면서 까지 탈북을 돕는 이유를 묻자 “여느 때처럼 탈북을 돕기 위해 집을 떠난 사이 7살 난 아들이 세상을 떴다”며 “그 때 아내와 아들 유해를 뿌리면서 아들의 몫만큼 우리가 살자고 약속을 했다”고 설명했다.

30분 여 동안 진행된 관객과의 대화(GV)는 관객들의 박수를 받으며 마무리 됐다. 무대 밖에서도 관객들은 목사와 출연진과 인사를 나누며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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