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단상] 2030월드엑스포 유치에 진심 보여준 부산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김경희 사회부 차장

“엑스포 유치가 진짜 될까요?” “…(웃음)” “그래도 저희보다 정보가 많으실 테니 얘기 좀 해주세요.” “…(또 웃음)”

요즘 현장에서 기자가 자주 듣는 질문이다.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건데, 솔직히 답하기 난감하다. 그래서 그저 웃기만 한다. 추석 연휴를 즈음해서는 “올 추석 보름달 소원은 엑스포로 해달라”는 귀여운(?) 명절 인사를 받기도 했다. 그 답으로 “달님에게 꼭 소원 빌게요, 저는 반드시 유치될 거라 믿습니다, 열심히 하셨잖아요(웃음)”라고 답장을 보냈다.

올해를 돌아보면, 부산의 가장 중요한 이슈는 2030월드엑스포 유치만 한 게 없었다. 지난해 5월 새 정부의 국정과제로 포함된 이후 탄력을 받은 월드엑스포 부산 유치는 2차·3차·4차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잇달아 성공적으로 치러내는 과정 속에서 부산의 존재를 세계에 각인시켰다. 그리고 엑스포 최종 개최지가 결정되는 올해는, 연초부터 반드시 부산이 유치해야 한다는 단 한가지 목표만 보고 달려온 시기였다.

그 기간동안 기자의 시선에서 부산시청은 늘 분주했다. 엑스포유치본부는 야근과 주말 근무를 밥 먹듯 하며 국제박람회기구(BIE) 본부가 있는 프랑스 파리와 소통했고, 전세계 BIE 회원국과의 교섭활동 지원 업무에 정성을 쏟았다. 대변인실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월드클래스급’ 홍보를 시도했다. CNN, BBC,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르몽드 같은 글로벌 언론사에 부산과 엑스포를 알리는 영상과 지면 광고를 내보냈고, 국내외 외신기자들이 박형준 부산시장 인터뷰 기사를 보도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기획관실은 새 슬로건 ‘Busan is good(부산이라 좋다)’으로 부산의 도시브랜드를 새로 입혔고, 시청 내 각 부서들은 기후산업·창업·영화·보훈 등 다양한 주제로 국제행사를 열며 ‘엑스포하기 좋은 도시, 부산’을 널리 알리는 데 힘써왔다.

엑스포 유치를 향한 대장정에 시민들의 노력을 빠트릴 수 없다. 빠트리면 서운할 지경이다. 지난 4월 BIE 실사단이 부산을 방문했을 때 보여준 부산시민들의 ‘열광적인’ 호응과 환대를 쉽게 잊을 수 없는 까닭이다. 부산역 광장을 가득 메우고 실사단에게 열렬한 환호를 보낸 그들은 부산이 엑스포를 치르기에 완벽히 준비되어 있음을 온몸으로 보여준 진짜 주인공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또 어떤가. 거짓말 조금 보태, 하루도 빠짐없이 해외 주요인사들과 만나는 일정을 이어왔다. 아프리카로, 유럽으로, 태평양 도서국으로 날아가 유치교섭 활동을 한 것은 물론, 부산으로 해외 유력인사들을 초청해 대한민국 부산과 손잡아 줄 것을 진심으로 호소했다.

부산이 월드엑스포 개최로 가는 과정에 얼마나 많은 이들이 힘을 모으고 응원을 더했는지, 목소리를 높이고 땀을 흘렸는지, 적어도 우리 부산 사람들은 다 안다. 그렇게 쉼 없이 달려왔고 이제 정말 50일도 채 남지 않았다. 부산시청 1층에 설치된 엑스포 개최지 결정 D-day 표지판 숫자가 하나씩 줄어들수록 긴장감이 감돈다. 그래서 더 마음을 모으고 간절함을 더한다.

11월 28일 프랑스 파리의 BIE 총회에서 부산의 이름이 호명되는 장면을 그려본다.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를 위해 달려온 부산의 힘찬 노력들이 새로운 희망으로 부풀어오를 ‘그 날’이 기다리고 있기를.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