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수사·사법 공백·가짜뉴스… ‘여야 난타전’ 막 올라
제21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
전·현 정권 책임 놓고 주도권 전쟁
법사위·과방위·기재위 등 격전지
대선 공작·양평고속도 의혹부터
오염수·통계 조작 책임 공방까지
쟁점마다 대치 팽팽한 신경전 예고
아이돌·탕후루 대표도 증인으로
제21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10일 시작된다. 내년 4월 총선을 6개월 여 앞두고 여야는 지난 정권 책임론과 현 정권 심판론을 두고 치열한 정국 주도권 다툼을 벌일 전망이다. 국감에 대기업 총수부터 ‘탕후루’ 프렌차이즈 업체 대표, 유튜버,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아이돌 등 이색 증인과 참고인이 채택되면서 이들에 대한 이목도 쏠린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17개 국회 상임위는 10일부터 내달 8일까지 24일간 국정감사를 진행한다. 이날까지 채택된 피감 기관은 총 791개로 지난해보다 8곳 늘었다. 여야는 총선 전 정국 주도권 확보 차원에서 상임위원회마다 지난 정권 책임론과 현 정권 심판론을 들고 격돌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국감은 ‘이재명 사법 리스크’, 대법원장 인사 공백 사태 등 핵심 이슈를 안고 시작하는 만큼 여야의 ‘창과 방패’ 대치가 고조될 전망이다.
우선 가장 주목받는 상임위는 법제사법위원회와 과학방송통신위원회다. 법사위에서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둘러싼 재판과 수사 상황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또한 사법부 수장 공백에 따른 민주당 책임론을 부각하며 야당을 압박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이 대표에 대한 수사를 ‘검찰 정권의 정치보복’으로 규정하고, 한동훈 법무부장관 책임론을 제기하며 맞설 태세다. 과방위에선 ‘김만배·신학림 대선 공작 가짜뉴스 의혹 사건’, ‘언론장악 논란’ 등이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허위 인터뷰 의혹을 고리로 야당을 향해 가짜뉴스 유포 관련 공세를 펴고, 민주당은 공영언론 인사와 관련해 여권의 언론 장악 시도 의혹을 내세울 것으로 관측된다.
기획재정위원회에서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 통계 조작’을,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 일가 관련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 의혹’을 따지며 팽팽한 신경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교통위원회 역시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 ‘부동산 가격 조작’ 의혹을 부각하고 민주당은 양평고속도로 사업에 초점을 맞출 방침이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는 외교통일위원회를 비롯해 정무·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 등 여러 상임위에서 전반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는 탈원전, 전기·가스요금 인상 등 문제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여성가족위원회에서는 새만금 세계잼버리대회 파행을 놓고 전·현 정부 책임 공방도 예상된다. 국방위원회에서는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채상병 사망사건,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건립 등의 이슈를 놓고 ‘이념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감 증인석에 설 인물들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이번 국감에서도 국내 대기업 총수들이 줄줄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삼성·SK·LG·현대차 등 4대 그룹 총수는 1차 증인 명단에서 빠지는 분위기지만, 포스코와 HDC 등 유수 그룹 회장들이 대거 증인석에 불려 나오게 됐다. 이외 중국 간식인 탕후루 프랜차이즈 업체 대표와 필로폰 투약 혐의를 받는 아이돌 스타까지 이색 증인·참고인으로 눈길을 끈다. 산업통상자원중소기업벤처위원회는 함윤식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운영사) 부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배달 수수료율 인상 문제와 소상공인 데이터 독과점 의혹을 묻기 위해서다. 보건복지위원회 국감에는 유튜브 ‘입질의 추억TV’ 운영자인 김지민 씨도 참고인으로 나온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