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로마 축구단이 리야드 홍보한다고?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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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액 후원 받고 도시 축제 광고
이탈리아 ‘엑스포 의지’ 부족설도
사우디 파리서 세미나 열고 홍보
사형 집행·여성 인권 문제 등 논란

AS로마와 리야드 협약식. AS로마 홈페이지 캡처 AS로마와 리야드 협약식. AS로마 홈페이지 캡처

한국이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해 막판 총력전에 나선 가운데 경쟁국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결전의 장소’인 프랑스 파리에서 월드엑스포 관련 세미나를 개최했다. 하지만 ‘인권 문제’ 등 약점을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탈리아의 경우 로마의 유명 축구단이 거액을 받고 경쟁국인 사우디 리야드의 문화 행사 후원에 나서 이탈리아 내에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리야드는 지난달 28일 파리에서 2030월드엑스포 유치본부와 공동으로 사우디의 월드엑스포 주제인 ‘모두를 위한 번영’에 관한 세미나를 열었다. 사우디 언론 등에 따르면 이 세미나에는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 대표들과 세계 각국의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이번 세미나는 사우디가 파리에서 이어가는 월드엑스포 유치 행사 중 하나다. 파하드 알 루와일리 주프랑스 사우디 대사는 이번 세미나에서 “우리는 엑스포를 전 세계와 함께 만들어 가는 기회를 나누겠다”면서 “우리의 월드엑스포 비전은 ‘세계를 위한, 세계에 의한 엑스포 건설’”이라고 말했다.

사우디는 여성 인권 등의 문제를 계속 지적받았고 사형을 지나치게 많이 집행한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는 지난달 보도자료를 통해 '올해 사우디 당국에 의해 처형된 사람이 100명을 넘었다'면서 '이는 사우디가 사형을 제한하겠다고 한 약속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 사우디와 경쟁하는 로마에서는 연고 축구단이 최근 사우디로부터 거액의 스포츠 후원을 받아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이탈리아 프로축구 명문 구단인 AS로마는 리야드의 대규모 관광 축제인 ‘리야드 시즌’ 홍보 계약을 맺었다. 로마프레스 등 이탈리아 언론은 지난 5일 AS로마의 선수단 유니폼 등에 리야드 시즌 로고를 새기는 이번 광고 계약 규모가 2년 총액 2500만 유로(약 357억 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AS로마가 리야드 시즌 홍보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곧바로 이탈리아 내에서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비르지니아 라지 전 로마 시장은 AS로마가 로마의 월드엑스포 유치 지지를 공식 선언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로마가 월드엑스포 유치 열기에서 부산이나 리야드에 크게 뒤지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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