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새 주인 내달 윤곽…동원·하림·LX 3파전 속 유찰 가능성도
산업은행, 내달 우선협상대상 선정·연내 계약 체결 계획
매각가격 5조~7조 원 추정…해운업 재침체속 자금조달 능력 관건
HMM(현대상선의 새이름)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가 내달 정해질 예정이어서 시장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현재 HMM 인수전은 동원·하림·LX그룹 3파전으로 압축된 가운데, 일각에서는 인수 가격이 너무 비싼 데다, 고금리 장기화와 해운업 침체 등의 요인이 입찰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5일 산업계와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 등 HMM 매각 측은 입찰적격후보(숏리스트)로 동원산업, 하림·JK파트너스 컨소시엄, LX인터내셔널 등 3곳을 추려 지난달 6일부터 실사를 진행 중이다. HMM 매각 주간사인 삼성증권 또한 입찰 기업에 HMM의 사업계획, 사업 부문별 현황, 재무 정보 등의 자료를 제공하고, 최근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경영진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산업은행 등 매각 측은 약 2개월간 실사작업을 거쳐 오는 11월 최종입찰을 진행해 11월 중순께 HMM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를 정하고 연내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한다는 방침이다. 매각 대상 주식은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보통주 1억 9900만주에 영구채에서 주식으로 전환될 2억주를 합쳐 모두 3억 9900만주에 이른다.
인수 후보 업체들은 HMM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인다.
동원산업은 HMM을 인수하게 되면 종합물류 기업인 동원로엑스, 항만사업자인 동원부산컨테이너터미널과 함께 해상운송부터 항만, 육상운송으로 이어지는 유통망을 구축할 수 있게 된다.
2015년 팬오션을 함께 인수한 하림과 JKL파트너스는 이번에 다시 손잡고 HMM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하림은 이번에 HMM 인수에도 성공하면 벌크선의 팬오션에 컨테이너선 중심인 HMM을 더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LX그룹도 사업 확장을 위해 HMM 인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HMM 매각을 두고 유찰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된다. HMM의 매각가격이 5조∼7조원 정도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후보 세 곳 모두 자체 여력만으로는 사실상 HMM을 인수하기 어렵기 때문. 인수 후보 기업들의 현금성 자산이 LX그룹 2조 5000억 원, 하림그룹 1조 6000억 원, 동원그룹 5000억 원 등으로, 세 곳 모두 대규모 자금 조달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고금리 상황이 장기화하면 인수 기업의 비용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해운 운임이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떨어져 해운업이 침체에 빠진 점도 변수로 꼽힌다.
HMM은 자산 규모가 28조 원으로 하림(17조 원) 등 세 곳보다 훨씬 크지만, 코로나 특수 덕분에 현금성 자산을 12조∼13조 원을 쌓은 점이 인수 매력으로 꼽힌다. 일각에선 후보들이 이에 눈독을 들이고 인수전에 뛰어든 것이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산업은행은 HMM 매각 절차를 예정대로 진행해 올해 안에 매각을 완료한다는 입장이다.
업계 안팎에선 이번 매각이 유찰될 경우 다시 HMM 인수에 나설 잠재 후보로 현대차그룹과 함께 잠재적인 인수 후보군으로 꼽혀온 포스코그룹이 거론되기도 한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 이주환 선임기자 jhwa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