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피해자 유가족에게 유감” 고개 숙인 알바천국 대표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국감장 오른 알바 미끼 성폭력

행안위 경찰청 국감 증인 출석
“재발 방지 위한 보호장치 강화”

알바천국 김병섭 대표이사는 지난 12일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국회방송 캡처 알바천국 김병섭 대표이사는 지난 12일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국회방송 캡처

부산 스터디카페 알바 미끼 성범죄 사건에서 가해 남성이 여성들에게 접근하는 데 활용했던 구인구직 플랫폼 업체 대표가 국정감사에 출석해 사과했다.

알바천국 김병섭 대표이사는 지난 12일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알바천국을 이용한 구직자를 대상으로 악의적 성범죄가 벌어진 것에 대해 사과하며 재발방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의원은 부산 스터디카페 알바 미끼 성범죄 사건을 언급하며 “대표가 피해자의 죽음에 대해 우리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회를 드리겠다”고 요구했다.

김 대표는 “당사 플랫폼을 이용한 구직자 대상으로 악의적인 성범죄 피해가 발생한 부분에 대해서 피해자 유가족분들에게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당사는 이번 사건을 중대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재발피해 방지를 위해 구직자 보호장치를 강화했고 앞으로도 더욱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수많은 이들이 이용하는 온라인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이력서를 공개할 경우 구체적인 개인정보가 드러나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의원은 “(이력서를 올리면) 전화번호, 사진, 학력, 나이 등 구체적인 개인정보들이 드러나있기 때문에 이 정보를 쉽게 활용해서 마음만 먹으면 범죄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게 문제다”며 “올 7월 한 달간 알바몬과 알바천국 이용자 수는 67만 명이나 되고, 한 달간 등록된 이력서 건수만 40만 4000건이나 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이 구체적인 대책 마련에 대해 설명해달라고 요구하자, 김 대표는 “이력서 열람 상품은 대부분 채용 플랫폼사에서 모두 동일하게 운영하는 서비스이고, 모두 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며 “이력서 열람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현재 채용플랫폼사에서 같이 고민해 운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채용플랫폼사협회인 한국직업정보협회, 고용노동부와 협의해서 빠르게 공동대응안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현재는 주의 멘트를 (안내)하고 있고, 추가적인 보완대책도 마련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경찰이 독립된 팀이나 사이버 광역수사대 같은 형태로 조직을 꾸려 이 같은 범죄에 대응해 또다른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윤희근 경찰청장은 “말씀주신 내용에 대해 국수본 해당 부서와 논의해 속도감 있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사건으로 구속된 40대 남성 A 씨는 인터넷 구인구직 사이트를 통해 1000명 넘는 여성들에게 스터디카페 아르바이트생을 구한다는 명목으로 연락했고, 면접을 보러온 280여 명에게 키스방에 일할 것을 알선했다. A 씨는 40~50명의 여성을 실제 유사성행위를 일삼는 키스방으로 데려갔다. 검찰이 확인한 성범죄 피해자는 총 6명인데, 신고를 하지 못한 추가 피해자가 있을 가능성도 높다.

A 씨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위계 등 간음, 강요행위, 강제추행, 성매수 등), 간음유인, 피감독자간음, 성매매 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