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감소·혈변 계속되면 내시경 꼭 해 봐야” [명의와 함께하는 휴&락]
② 조홍재 부산대병원 교수 ‘대장암 수술’
식습관 변화로 20~30대 발병 증가
최근 들어 5년 생존율 60% 넘고
인공항문 차는 것도 이전보다 줄어
다른 암 비해 항암 부작용 덜한 편
수술 후 식사 빨리 시작하는 추세
식물성 음식 비율 높게 유지 추천
6~12개월 단위로 추적 검사 진행
재발 위험… 무리한 운동 피해야
전통적으로 우리나라는 위암이 암 발병률 1위를 고수했다. 하지만 근래에는 대장암 발병률이 위암에 버금갈 정도로 급증하는 추세다. 식습관이 서구화되면서 20~30대 젊은 층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명의와 함께하는 휴&락’ ②편에서는 대장암 수술과 수술 후 식이요법 등에 대한 설명을 부산대병원 대장항문외과 조홍재 교수로부터 들어 봤다. 촬영은 익스피리언스부산(부산 남구 용호동)에서 진행했다. 외국인들이 한국의 가정식을 제대로 체험해 볼 수 있는 곳으로 쿠킹 클래스를 진행하기도 한다.
-대장암이 진단됐을 때 병기는 어떻게 분류하나.
“대장 내시경으로는 병의 유무만 진단된다. 수술 후 절제된 조직을 다시 검사해 정확한 병기를 확인할 수 있다. 다만 간 또는 폐 등으로 원격 전이가 있을 경우는 4기에 해당된다.”
-수술을 앞둔 환자 입장에서는 완치가 되는지 궁금할 텐데.
“물론 완치될 수 있다. 이전에 비해 수술 및 항암치료의 발달로 5년 생존율이 60%를 넘어서고 있다. 4기 환자의 경우에도 절제가 가능하거나, 항암치료에 잘 반응할 경우 5년 생존율이 30%를 넘어갈 수 있다.”
-선종에서 대장암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조기 발견을 위해 대장 내시경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데 검사 간격은 어느 정도가 적당하나.
“권고 사항은 50세 이상이나, 최근에는 젊은 연령층에서도 발생하므로 검사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 보통 5~10년 주기로 대장 내시경 검사를 권장한다.”
-최근에는 젊은 층에서도 대장암이 흔치 않게 발병한다고 하는데.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고 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20~30대에서도 많이 발병한다. 지난해에는 일주일 간격으로 20대 후반의 대장암 환자 두 명을 수술한 적도 있다. 2019년 통계로는 20~30대 환자가 910명이었는데 2020년에는 1004명으로 10% 이상 늘었다. 나이와 상관없이 갑자기 체중이 빠진다거나 평소에 없던 혈변이나 변비 증상이 계속되면 대장 내시경을 한번 해 보는 것이 좋다. 젊은 층도 결코 안심할 수 없다.”
-복강경 수술을 하면 개복을 안 하나.
“복강경을 하면 개복을 안 하는 것으로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다. 복강경과 별개로 수술로 절제한 장기를 빼낼 공간이 필요해서 작게 개복을 한다. 개복을 하지만 전통적 개복술에 비해 작게 해 회복도 빠르다고 볼 수 있다.”
-직장암 환자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인공항문(대변주머니)을 차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수술 후에도 본인의 항문을 살릴 수 있는가.
“일반적인 우측, 좌측, 에스상 결장암의 경우에는 거의 인공항문을 하지 않는다. 직장암의 경우에 일시적인 인공항문(장루)을 할수도 있으며, 수술후 2~3개월 안에 복원술을 하게 된다. 항문에 너무 가깝거나, 병의 진행이 많이 되었을 경우 영구 장루를 하게 된다. 그러나 과거에 비해 기술의 발달로 영구 장루를 하게 되는 경우는 이전에 비해 많이 줄었다.”
-항암치료는 어떤 기준으로 하나.
“대장암의 경우 2기 중 고위험도인 경우와 3기, 4기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한다. 직장암의 경우 2기 이상인 환자를 대상으로 항암치료 또는 항암 방사선 치료를 하게 된다.”
-항암치료를 하면 머리카락이 빠지는 부작용이 심하나.
“대장암 항암치료의 경우 부작용이 다른 암에 비하면 조금 덜하다. 부작용은 환자마다 조금씩 다르며, 전혀 부작용이 없는 경우도 있다. 평소보다 조금 더 머리카락이 빠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항암치료 이후 거의 원래 수준으로 돌아간다. 단 4기 항암치료에서 이리노테칸 항암제를 사용할 경우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는데 치료가 끝나면 다시 회복된다.”
-수술 후 변이가 잦은데 왜 그런가.
“직장의 경우 150~200CC 정도의 변을 모으는 기능을 하게 된다. 직장암 수술을 하게 되면 직장 대부분을 절제하므로 변을 모으는 기능이 회복될 때까지 변이 잦게 된다. 회복되는 경우가 많으며, 대개 6개월에서 2년가량 걸린다. 일부의 경우는 지속될 수도 있다.”
-수술 후 입원기간은 어느 정도이며 음식 섭취는 언제부터 가능하나.
“수술 후 특별한 합병증이 없으면 일주일에서 열흘 사이에 퇴원한다. 음식은 방귀 배출 후 먹게 되는데 보통 2일째에 물부터 시작한다. 최근에는 환자의 빠른 회복을 위해 수술 후 첫날부터 물을 섭취하기도 한다.”
-금기 식품이 있나.
“수술 후 씨앗 등을 먹지 말라고 하는데 절대적인 금기는 아니다. 대장 내 환경의 변화로 인해 6~12개월 정도 생선회는 금하고 있다. 특별히 금기 식품이 있거나 대장암에 좋은 음식이 있는 것은 아니며, 일반적으로 암이나 몸에 좋은 음식이 도움이 된다. 전반적으로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골고루 섭취하되, 고기 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말고 식물성 음식 비율을 좀 더 높게 유지하는 게 좋겠다.”
-수술 후 추적 검사는 언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추적 검사는 6개월에서 1년 단위로 진행한다. 혈액 검사와 대장 내시경, CT 등을 하게 된다.”
-항암치료 중에 일을 어떻게 해야 하나. 해도 되는지, 일상생활이나 사회 복귀는 언제쯤 하는 것이 좋나.
“항암치료 중에는 무리한 일은 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너무 무리한 운동도 오히려 면역력을 떨어뜨려 암의 재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므로 적당한 운동과 일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수술 후에 일상생활이나, 사회 복귀는 4주 이내에 할 수 있다. 단 항암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항암치료 이후에 사회생활 복귀가 추천된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