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살 넘은 초고령 감나무 회춘하셨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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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령 국내 첫 천연기념물 감나무
평균 수명 배 넘겨 감 50개 결실
토양 개선 등으로 생식력 찾은 듯

경남 의령군 정곡면 백곡리 감나무에 단감이 열려 있다. 감나무 중 우리나라 최초로 천연기념물(제492호)에 지정된 이 나무의 수령은 500년이다. 의령군 제공 경남 의령군 정곡면 백곡리 감나무에 단감이 열려 있다. 감나무 중 우리나라 최초로 천연기념물(제492호)에 지정된 이 나무의 수령은 500년이다. 의령군 제공

수령 500년이 넘는 경남 의령의 한 노령 감나무에서 감이 주렁주렁 열려 화제다.

16일 의령군에 따르면 정곡면 백곡리의 감나무에서 감 50여 개가 열렸다. 지난해 일부 가지에서 새순이 올라오더니 올해 가을 열매가 맺힌 것.

이 감나무는 수령이 500년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고목이다. 높이 28m, 둘레 최대 4m로 감나무 중에도 상당히 큰 편에 속한다. 수명도 200~250년 안팎인 일반 감나무의 갑절이다.

이 때문에 2008년 3월 12일 국내 감나무 중 처음으로 천연기념물(제492호)로 지정됐다.

의령군은 보호·관리 예산 1000만 원으로 주기적으로 나무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한해 6개월 동안 집중 관리하면서 식생 정리와 영양제 주입·병해충방제를 4~5번 실시한다. 2011년 이후 열매가 맺히지 않다가 10년 만인 2020년, 감 4개가 열려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다만, 나무가 천연기념물인 탓에 열매도 국유재산으로 간주돼 임의로 수확할 수 없다. 잘 익어 낙과하거나, 홍시로 숙성돼 조류 등이 쪼아 먹어도 자연 상태 그대로 둔다는 게 의령군 설명이다.

인근 마을 주민들은 살아있는 것도 이례적인 고목에서 열매가 열리는 것을 길조로 여긴다. 의령군도 지난 9일 막을 내린 ‘의령부자축제’의 대박을 예견한 것이라 낙관적인 해석을 내놨다. 실제 부자축제에는 의령군민의 7배에 가까운 17만여 명이 방문해 성공리에 마쳤다.

군 관계자는 “최근 토양 개선으로 땅심을 높이고 영양분을 공급함으로써 생식 능력이 향상돼 감이 열린 것으로 보이지만 이 역시 추정”이라며 “500년 나무에 감이 열리는 과학적으로 설명하기에는 신기한 일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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