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글로벌 게임업체 ‘블리자드’ 인수 마무리… 국내 업계 파장 촉각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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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역사상 최대 규모 인수합병
텐센트·소니 이어 세계 3위 몸집
국내 콘솔 비중 작아 영향 적을 듯
공정위도 지난 5월 조건 없이 승인

마이크로소프트(MS) 엑스박스 관계자들이 독일 쾰른 ‘게임스컴 2023’ 현장에서 부스를 설치하는 모습. 연합뉴스 마이크로소프트(MS) 엑스박스 관계자들이 독일 쾰른 ‘게임스컴 2023’ 현장에서 부스를 설치하는 모습. 연합뉴스

마이크로소프트(MS)가 글로벌 게임업체 액티비전 블리자드(이하 블리자드) 인수 작업을 마무리했다. 이번 인수의 마지막 관문이었던 영국 규제당국 경쟁시장청(CMA)이 지난 13일(현지 시간) MS의 블리자드 인수를 최종 승인하면서다. 지난해 1월 인수를 발표한 지 21개월 만으로, 유럽과 미국·영국·일본 등의 규제당국 승인을 모두 마쳤다.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디아블로·오버워치·콜오브듀티·월드오브워크래프트 등 인기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한 거대 게임사다. MS가 밝힌 인수 금액은 92조 원(687억 달러)에 달한다. 이번 인수로 MS는 단숨에 세계 게임 시장에서 매출 기준으로 중국 텐센트와 일본 소니에 이어 세계 3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MS는 블리자드 인수를 통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장의 넷플릭스처럼 패키지 판매 중심의 콘솔(비디오게임기) 시장을 구독형 중심으로 재편할 계획이다.

정보기술(IT) 업계 역사상 최대 규모 인수합병을 놓고 국내 게임업계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모바일 게임 시장이 포화 상태로 접어든 가운데 넥슨, 엔씨소프트, 네오위즈, 펄어비스 등 국내 게임사들은 최근 PC와 모바일을 넘어 콘솔을 통한 플랫폼 다변화를 꾀하는 상황이다.

넥슨은 PC·모바일·콘솔에서 모두 즐길 수 있는 크로스 플랫폼 게임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지난 3월 출시했고, 엔씨소프트도 신작 ‘TL(Throne and Liberty·12월 출시 예정)’도 PC·콘솔 게임이다. 네오위즈가 지난달 19일 출시한 콘솔 게임 ‘P의 거짓’은 전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기도 했다. 펄어비스도 기대작 ‘붉은사막’을 콘솔 버전으로 개발 중이다.

물론 콘솔 게임 비중이 낮은 국내 게임 시장에서 단기적으로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올해 1월 펴낸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를 보면 2021년 기준 국내 게임 시장 분야별 비중은 모바일 게임이 57.9%로 가장 크고 이어 PC게임(26.8%), PC방(8.8%) 콘솔게임(5%) 순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5월 MS와 블리자드 기업결합을 조건 없이 승인한 것도 이런 이유다. 두 회사의 결합이 국내 게임시장에서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할 우려가 없다고 판단했다. 국내에서 MS와 블리자드가 개발·배급하는 게임의 합산 점유율이 2~6%가량으로 낮아 인기가 높지 않고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엔비디아 등 콘솔·클라우드 게임 경쟁사의 점유율이 높다는 점을 근거로 판단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이번 인수가 국내 게임사들 입장에선 시장 환경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공룡 업체의 플랫폼 장악력이 국내 게임사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성장 가능성이 높고 북미·유럽 지역에서 특히 인기가 높은 콘솔 게임 경쟁력 확보가 국내 업체들에 더욱 ‘어려운’ 숙제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국내 게임업체 관계자는 “MS의 콘솔 게임기 엑스박스가 블리자드 IP까지 소유한 것이라 국내 업체들이 자사 IP를 콘솔 플랫폼에 탑재하는 데는 아무래도 과거보다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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