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 “가자지구 사망자 60%가 여성·어린이”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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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피 도중에도 포격 70명 사망
의사들, 식수·진통제 부족 호소

가자지구 주민들이 15일(현지 시간) 남쪽 국경도시 라파에서 아이들을 대피시키고 있다. AFP연합뉴스 가자지구 주민들이 15일(현지 시간) 남쪽 국경도시 라파에서 아이들을 대피시키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공격에 대응해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을 강화하고 전면 봉쇄에 나서면서 어린이, 여성 등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는 등 가자지구의 상황이 극도로 악화하고 있다.

15일(현지 시간)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의 한 관리는 지난주 가자지구에서 사망한 사람의 60%가 여성과 어린이였다고 밝혔다.

하마스의 공격으로 시작된 전쟁이 9일째를 맞은 이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에서 집계된 사망자는 4000명을 넘어섰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저녁까지 집계된 누적 사망자가 2670명이라고 밝혔다. 부상자는 9600명이다. 이날까지 이스라엘 측 사망자는 1500여 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스라엘이 지상전을 앞두고 이날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안전을 위해 남부로 대피하라고 통보하면서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군이 대피 기한까지는 안전할 것이라고 보장했던 일부 도로마저 포격을 당하면서 민간인 70명이 숨지고 200명이 크게 다쳤다. 유엔 기구들은 봉쇄 상황에서 대규모 대피는 재난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팔레스타인의 이슬람 구호단체 적신월사 관계자는 이스라엘이 대피령을 내렸지만, 대피할 방법이 없다면서 가자시티에 있는 한 병원의 경우 300명의 환자 가운데 일부는 중환자실에 있고, 인큐베이터에 있는 아이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가자지구는 이미 이스라엘의 봉쇄로 물과 연료 공급이 끊겨 인도적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에 따르면 병원에는 진통제가 바닥났고 다수 가자지구 주민이 식수 부족으로 심각한 탈수 증세를 겪고 있으며 전력도 들어오지 않고 있다. 현지에 있는 의사들은 병원에 부상한 사람들이 몰리는 가운데 연료와 기본적 물자가 떨어져 가면서 수천 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가자지구 내 인도적 위기에 대한 우려가 잇따르면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남부에 물 공급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다만 현지 수도 당국 관계자는 물을 퍼 올리는 데 필요한 전력이 아직 복구되지 않아 물을 사용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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