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2030월드엑스포는 안전한 부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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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원 부산경찰청 홍보담당관 총경

지난 4일 개최된 제18회 부산불꽃축제는 쌀쌀한 날씨에도 77만여 명의 인파가 몰렸고, 안전사고의 우려가 컸다. 행사가 예상과 달리 질서정연하게 마무리될 수 있었던 것은 경찰과 지자체의 노력 그리고 시민들의 자발적인 협조 덕분이었다. 지난해 10월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과 부산항국제터미널 등에 7만여 명이 운집한 BTS 공연, 지난 4월 BIE(국제박람회기구) 실사단과 75만 명 넘는 시민 앞에서 펼쳐진 엑스포 유치 기원 불꽃쇼 등도 상당한 규모의 대형 행사였다. 모두 안전하게 끝났다. 2030월드엑스포 개최지 결정을 앞두고 ‘K치안’의 저력을 세계에 보여준 셈이다.

대규모 행사 관리뿐 아니라 우리 대한민국 경찰의 112시스템과 사이버·과학 수사 수준도 명실공히 세계 최고라고 평가받는다. 지금도 공적개발원조(ODA)를 통해 개발도상국에 선진 경찰의 치안 기법을 전수하며 K치안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 특히 부산 경찰은 지난 20여 년 동안 대형 인파가 몰리는 불꽃축제 등 수많은 지역 축제와 APEC 정상회담, 화물연대 총파업, 전국노동자대회 등 크고 작은 집회, 시위 및 국제 행사를 통해 차근차근 경험을 쌓아왔다. 부산 경찰은 엑스포 같은 대형 행사를 누구보다 더 잘 치러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부산 경찰의 자신감은 지자체, 소방 등 유관 기관과의 끈끈한 협조 체계에서 나왔다. 지난 5월에는 전국 최초로 소방, 군, 지자체와 경찰이 재난과 테러에 대비한 합동훈련을 실시했고, 이 사례가 전국으로 확대 시행 중이다. 지난 6월에도 역시 전국 최초로 경찰 재난시스템인 ‘보이는 112’와 부산시의 재난시스템인 ‘스마트 빅보드’를 결합해 소방·지자체·경찰이 재난사고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래서 부산의 유관 기관 간 협조는 타 지자체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무엇보다 부산 시민들의 자발적이면서도 화끈한 협조가 자신감의 원천이다. 전국 대형 행사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일명 DJ폴리스, ‘혼잡안전관리차량’도 부산에서 시작됐다. 혼잡한 거리에서 인파를 효율적으로 통제하기 위한 이 시스템은 시민의 신뢰와 자발적 협조가 없으면 처음부터 불가능한 것이었다. 부산 시민은 대형 집회나 국제 행사에 따른 교통 불편과 경찰 통제를 묵묵히 감수할 정도로 성숙한 시민 의식을 가지고 있다.

지난 4월 BIE 실사단이 부산역에 도착했을 때 5000여 명의 자발적이며 뜨거운 환대에 깜짝 놀라 “한국과 부산만 할 수 있는 일인 것 같고, 마치 팝 스타가 된 것 같은 감동을 받았다”며 진심을 담아 화답하는 등 부산 시민들의 화려한 열정도 이미 세계 최고라는 게 입증됐다. 부산 시민들이 부산 경찰을 응원하고 높게 평가해 줘 부산 경찰이 올해 치안종합성과평가에서 전국 1위로 선정되며 제78회 경찰의 날 행사에서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사실상 치안과 질서를 위해 늘 협조하는 부산 시민들이 받은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문화체육부에서 실시한 외래 관광객 조사에서 외국인 방문객이 가장 만족스러웠던 요소로 ‘대한민국의 안전한 치안’을 꼽았다고 한다. 이제 K팝, K푸드뿐 아니라 K치안도 대한민국의 대표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서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치안이 안전한 부산에서 2030월드엑스포를 개최해 우리의 저력을 세계에 보여줘야 할 것이다.

부산시와 부산 시민들이 든든하게 믿고 지원해 주는 부산 경찰은 이제 준비가 되어 있다. 남은 기간 방심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하며 부산을 상징하는 다음의 말로 끝맺고자 한다. 1984년 한국시리즈에서 홀로 4승을 이끌며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 ‘불멸의 무쇠 팔’ 롯데 자이언츠의 최동원은 당시 우려를 표하는 감독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마 함 해보입시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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