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대 고금리 만기 도래
금융권, 수신 경쟁 격화 우려
금융위, 점검 체계 가동
LCR 규제도 내년 상반기까지 유지

2금융권 고금리 예·적금 상품들의 만기 도래가 본격화되며 금융당국이 과도한 자금 확보 경쟁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들에 나섰다. 정부서울청사에 위치한 금융위원회. 금융위 제공

2금융권 고금리 예·적금 상품들의 만기 도래가 본격화되며 금융당국이 과도한 자금 확보 경쟁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들에 나섰다. 과도한 금리 경쟁을 벌일 경우 금융시장 유동성 불안과 금융회사 건전성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주부터 저축은행의 5~6%대 고금리 예금 상품들의 만기 도래가 본격 시작됐다.

저축은행권의 고금리 예금들의 만기 도래는 올해 말까지 집중적으로 몰려있다. 상호금융권의 5~6%대 고금리 상품 만기는 다음 달부터 돌아오기 시작해 내년 1월까지 이어진다. 금융권은 작년 4분기에 늘어난 수신 규모를 100조 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대규모 예금이 만기를 한꺼번에 맞는 만큼 재유치를 위한 수신 경쟁이 다시 격화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미 저축은행권에서는 이달 들어 연 4%대 중반 금리를 제공하는 1년 만기 정기예금들이 대거 등장했다. 상호금융권에서도 새마을금고가 연 5%대 중반, 신협이 연 5%대 초반 예금 상품들을 줄줄이 내놓고 있다. 은행권 역시 예금 금리를 연 4%대로 속속 높이고 있다.

문제는 수신금리 인상 경쟁이 조달 비용 상승 등으로 인한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는 구조라는 점이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금융시장 현안 점검·소통 회의를 열고 “적정 수준의 금리 경쟁은 필요하고 자금 확보를 위한 노력이 개별 금융회사 차원에서는 합리적인 결정일 수 있지만 지나치게 확산할 경우 자금 불균형에 따른 유동성 문제 심화 등 부정적 파급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금융위는 이달부터 은행권의 안정적인 자금 확보를 돕기 위해 은행채 발행 한도를 폐지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는 수신 경쟁을 통한 지나친 자금 조달에 나서지 말라는 취지다.

또한 유동성 규제 비율인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비율 정상화 시점도 연기하기로 했다. 올해 말까지 95%가 적용되는 은행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도 내년 상반기까지 유지한 뒤 단계적 정상화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LCR은 30일간 예상되는 순 현금 유출액 대비 고(高)유동성 자산의 비율이다.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해 LCR을 기존 100%에서 85%로 낮췄던 금융당국은 이후 단계적으로 비율을 높여 적용하고 있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우선 은행이 필요자금 조달을 예금 등 수신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도록 은행채도 각 은행 여건에 따라 보다 유연하게 발행하도록 할 방침이다. 다만 은행채 발행이 기업 회사채 발행을 구축하는 등 채권시장 부담 요인이 되지 않도록 시장 상황에 따라 발행 규모와 시기를 탄력적으로 조절해나가기로 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