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위대한 모든 생각은 걷기에서 나온다”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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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의 즐거움/수지 클립스 엮음

걷기의 즐거움 걷기의 즐거움

“혼자 걸어서 여행할 때처럼 그렇게 내가 완전히 살아 있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었고, 감히 표현하자면 그렇게 완전한 삶을 영위한 적도, 그렇게 철저하게 나 자신이 되어본 적도 없었다. 걷기는 나에게 생기를 불어넣어 주었고 정신을 깨워 주었다.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면 나는 생각조차 할 수가 없다. 내 이성이 발동하려면 내 몸도 움직여야 한다.”

프랑스 철학자 장 자크 루소는 <고백록>에서 젊은 시절 걷기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그때가 가장 살아 있다고 느낀 시기였다고 밝힌다.

이처럼 위대한 작가, 예술가, 철학자 대다수가 열정적인 산책자였다. 그들에게 걷기는 예술적 영감이자 소재가 되었다. 니체는 “진정 위대한 모든 생각은 걷기에서 나온다”고 말했고, <월든>의 저자이며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사상가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에게도 걷기란 하루도 거르지 않고 행한 종교적 행위였다. 영국을 대표하는 시인 워즈워스는 평생 28만 km를 걸었다고 한다. 이는 지구를 일곱 바퀴 돈 셈이다. 버지니아 울프의 아버지이자 문학자 레슬리 스티븐은 “나의 하루하루는 걷기에 대한 열망으로 얽혀 있다”며 “글쓰기란 결국 산책의 부산물”이라고 했다.

<걷기의 즐거움>은 제인 오스틴, 헨리 데이비드 소로, 찰스 디킨스, 에밀리 브론테 등 17세기 중엽부터 20세기 초까지 활동한 34명의 위대한 작가들이 ‘걷기’를 주제로 쓴 글을 모은 책이다. 산책자들의 내면을 다룬 산문과 시, 걷는 존재들을 고찰하는 글, 관찰자가 되어 배회하는 도시 산책의 면모 등을 보여준다. 수지 클립스 엮음/윤교찬·조애리 옮김/인플루엔셜/272쪽/1만 6800원.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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