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마음이음’ 예산 삭감… 정신 건강 지원 확대 요구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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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예산 2억 전년대비 1억 감소
19~39세 청년 정신질환 증가세
무료 심리상담 인기… 확대 필요

사진은 지난 10일 정신건강의 날을 맞아 부산시청-도시철도 연결통로에 정신건강의 날 기념 홍보물이 전시돼 있다. 정대현 기자 jyun@ 사진은 지난 10일 정신건강의 날을 맞아 부산시청-도시철도 연결통로에 정신건강의 날 기념 홍보물이 전시돼 있다. 정대현 기자 jyun@

우울증, 불안장애 등 정신 질환으로 고통받는 청년들의 증가세에도 부산시가 청년 정신 건강을 위한 심리 상담 사업의 예산과 지원 대상을 축소해 논란이 되고 있다.

18일 부산시에 따르면, 올해 ‘마음이음’ 사업의 예산은 2억 원이다. 지난해 배정된 예산 3억 원보다 1억 원이 감소했다. 예산이 줄어들면서 지원 규모도 축소됐는데, 지난해 424명이었던 지원 대상이 올해는 300명으로 100명 넘게 줄었다.

마음이음 사업은 청년층의 고립감과 불안감 등 다양한 마음 건강 문제를 다스릴 수 있도록 심리 상담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신체뿐만 아니라 마음 건강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지난해부터 사업이 시행됐다.

올해 부산시의 예산 삭감은 정신 질환을 겪는 청년 인구가 증가하는 추세와 거꾸로 가는 결정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우울증, 불안장애 등 정신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전국 19~39세 청년의 수는 105만 4306명이다. 2020년 83만 5352명과 비교하면 2년 새 정신질환을 겪는 인원이 22만 명가량 증가한 셈이다. 매년 심각해지는 취업난과 이에 따른 경제적 궁핍 등이 스트레스로 작용해 청년 정신 질환의 증가를 부추기는 것으로 분석된다.



마음이음 사업의 심리 상담은 정신적 고통이 질환 단계로 발전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예산 삭감에 대한 아쉬움이 배가 된다. 특히 청년들은 통상 사설 기관에서 심리상담을 받으면 시간당 7만~10만 원을 내야 하는 데 비해, 마음이음 사업을 이용할 경우 무료로 전문가의 심리 상담을 받을 수 있어 반응이 좋았다. 이 때문에 지난해와 올해 모두 상담 신청 당일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는 게 부산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정신질환 치료와 상담에 대한 이용자들의 심리적 문턱을 낮추는 데에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정신질환 치료 또한 ‘골든타임’이 존재하기 때문에, 마음이음 사업 같은 심리상담 프로그램으로 조기에 청년들이 정신 건강 상태를 점검하는 게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동명대 상담심리학과 최성진 교수는 “너무 늦게 정신질환을 발견하면 치료 저항성이 높아져 완치가 어렵다”며 “심리 상담은 예방적 관점에서도 중요하다. 상담을 통해 평소 인지하지 못했던 마음의 병을 자각하고 일찍 치료를 시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시는 일시적으로 올해 사업 예산 규모가 줄었다는 입장이다. 또한 집단 상담 부문에서는 지난해 95명에 비해 올해 165명으로 오히려 혜택 대상이 증가하는 등 성과가 있기에 점진적으로 사업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시 재정이 악화되면서 일시적으로 예산이 줄었다”며 “내년에는 예산을 추가로 확보해 올해보다 규모를 키우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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