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수의 치고 달리고] 부산 스포츠, 일어나라!
스포츠라이프부 기자
올해도 ‘꽝’이다. 부산에서 가을야구가 열린 지 벌써 6년이 지났다. 부산은 물론 전국 방방곡곡 롯데 팬들이 목 놓아 가을야구 진출을 외쳤다. 하지만 롯데는 답하지 못했다. 롯데와 롯데 팬은 KBO 리그 10개 구단 중 최장 포스트시즌 탈락이라는 또 하나의 ‘타이틀’을 떠안았다.
올 시즌 출발은 꽤 화려했다. 15년 만에 9연승을 달렸다. 11년 만의 단독 1위도 찍었다. 팬들은 열광했다. 롯데 선수들은 ‘지는 게 어려울 만큼’ 달아올랐다. 부산 사직야구장은 관중들로 넘쳐났다. ‘부산 경제가 덩달아 살아나는구나’라는 말도 들렸다.
하지만 올봄의 그 뜨거웠던 ‘기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선수들은 부상에 고통스러웠다. 팬들은 선수들의 모습과 경기 결과에 더욱 힘들었다. 지는 경기가 이기는 경기보다 점차 많아졌다. 가을야구 막차에 탑승하기 위한 치열한 5위 경쟁도 벌였다. 최종 순위는 7위.
롯데가 허우적대는 사이, 다른 부산 프로스포츠 종목은 살아났다. 프로축구 K리그2 부산아이파크는 2부 리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내년 시즌 1부리그 K리그1 복귀가 기대된다. 부산 축구 팬들로서는 ‘대우 로얄즈’ 시절 구덕운동장을 뜨겁게 달궜던 추억을 되살릴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
프로농구도 있다. 남자 프로농구 KCC 이지스가 부산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22일 홈 개막전을 시작으로 우승을 향한 여정에 나선다. KCC는 타 구단 감독들이 꼽은 올 시즌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 팀이다. KCC는 연고지 이전 첫해, 우승에 대한 열망이 강하다.
여자 프로농구 BNK 썸도 기세를 이어 간다. 지난 시즌 준우승에 이어 올 시즌 창단 첫 우승에 재도전한다. BNK는 이제 여자 프로농구 다크호스를 넘어 당당한 우승 후보로 성장했다. KCC와 BNK는 부산 농구 팬을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으로 불러들일 준비를 마쳤다.
부산 프로 스포츠의 ‘봄’은 언제였던가. 시민들이 프로 스포츠의 열기로 달아올랐던 때가 언제인가. 2024년은 부산 프로 스포츠가 살아날 적기다. 프로축구, 프로농구, 여자프로농구 부산 팬들은 환호성을 지를 준비를 마쳤다. 롯데만 남았다. 롯데도 조만간 새 감독을 선임해 내년 시즌 가을야구를 향한 담금질에 들어간다. 롯데는 올 시즌 팬들의 허탈감을 내년 시즌 성적으로 갚아야 한다.
부산 시민들도 프로 스포츠가 가져다주는 기쁨으로 1년 내내 들썩이고 싶다. 봄·여름엔 프로야구·프로축구로, 가을·겨울엔 프로농구로 맘껏 설레고 싶다. 때는 왔다. 2024년, 부산 시민들은 다시 한번 기대해 본다. 부산 프로 스포츠 구단들의 활약으로 사직벌이 달아오르는 순간을.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