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국민 생생한 목소리 직접 들어라"
용산 참모진에 ‘민심 수렴’ 지시
국정 운영 변화 의지 연일 밝혀
대통령실 겨냥 ‘책임론’ 의식한 듯
윤석열 대통령이 여당의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민심을 경청하고 민생에 집중하자는 메시지를 연일 발신하고 있다. 선거 패배에 대한 ‘대통령실 책임론’이 거론되면서 국정 운영의 변화를 요구하는 여권 안팎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데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19일 “나부터 어려운 국민들의 민생 현장을 더 파고들겠다”며 “용산의 비서실장부터 수석, 비서관 그리고 행정관까지 모든 참모도 책상에만 앉아 있지 말고 국민들의 민생 현장에 파고들어 살아있는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들으라”고 참모진에게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충북대학교에서 주재한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필수의료혁신 전략회의’ 전후로 용산 대통령실 참모진에게 이러한 지시를 여러 차례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심에서 동떨어진 국정 운영을 피하려면 정책을 직접 다루는 자신과 참모들부터 민생 현장에 발을 딛고 생생한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주문인 셈이다.
윤 대통령은 전날에도 참모들과 회의하며 “국민은 늘 무조건 옳다. 어떠한 비판에도 변명해서는 안 된다”면서 “저와 내각이 돌이켜보고 반성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보선 결과에서 여권에 채찍을 든 민심에 대해 어떤 다른 해석을 붙여 책임을 비껴가지 않고 겸허하게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됐다.
윤 대통령이 연일 낮은 자세로 국정 운영의 변화 의지를 보이는 데 대해 여당 내부는 대체적 긍정적인 반응이 나온다. 친윤(친윤석열)계인 이용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당정회의 주 1회는 역대 사례가 없었던 것으로 그만큼 당과 많은 소통을 하겠다는 뜻”이라고 호평했고, 보선 패배 이후 지도부 책임론을 제기했던 홍문표 의원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식이 달라질 것인가’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징조로 봐서는 달라질 수 있다고 기대를 가진다”고 답했다.
이준석 전 대표와 가까운 허은아 의원도 “오래간만에 들어보는 ‘반성’이라는 단어였던 것 같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기대해야 한다”면서 “회초리를 맞았으니 ‘아픕니다’ 하는 성의를 국민에게 보여드리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