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소답시장 도로 점령한 불법 노점상…위험은 시민 몫
노점 200여 곳이 인도·차도에 좌판 펴 무질서
의창구, 계도장 조차 발송하지 않아 소극 행정
경남 창원시 의창구 소답시장이 인도와 차도를 점령한 불법 노점상에 몸살을 앓고 있다.
23일 구청에 따르면 지역 전통시장인 ‘소답시장’은 조선시대 도호부(지방행정기구)가 설치된 1415년 형성된 전통시장이다.
2일과 7일에는 오일장도 열린다. 그러나 노점 200여 곳이 인도와 차도에 걸쳐 좌판을 펴는 바람에 왕복 2차로의 가뜩이나 비좁은 도로가 차와 행인들로 뒤엉킨다. 이 때문에 시민불편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인파에 밀려 차도로 돌아가면 이내 ‘빵빵’하고 경적이 울린다. 운전자들도 불쑥 튀어나오는 행인들 탓에 가다서기를 반복한다. 이 때문에 매달 1~2번은 민원이 접수된다.
하지만 이를 단속해야 할 구청은 뒷짐이다. 도로법에서 허가를 득하지 않고 불법으로 도로를 점용해 사용하면 변상금·과태료 등을 부과할 수 있지만, 구청은 계도장 조차 발송하지 않는 등 소극행정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영세노점상들을 내쫓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다.
앞서 불법노점 양성화를 위해 수십 억을 들여 새 보금자리도 마련했지만 예산 낭비에 그쳤다. 창원시는 2001년 7월 예산 75억 5000만 원을 투입해 연면적 6470여㎡에 지상 2층 규모의 북동공설시장을 만들었다.
하지만 전국 각지 오일장을 쫓아 판을 펴는 타 지역민들이 태반이라 무용지물이 돼 버렸다. 결국 건물에 점포를 들였던 상인 40여 명마저 다시 거리로 나오면서 ‘불법’이 고착화됐다.
반면 성산·진해구에서는 적극 행정으로 불법 노점상 문제를 해결했다. 2003년 상남 오일장이 현대식 상가 개발에 팔용동으로 터를 옮겼고, 2017년 용원어시장 불법 노점상은 3차례에 걸친 강제 철거로 지금은 모두 정리됐다.
의창구 관계자는 “휀스를 치거나 도로 한쪽으로 노점상을 모으는 방안 등을 논의했었지만, 오히려 경쟁을 더 치열하게 하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면서 “다시 한번 현장 점검 뒤 북동시장 활성화 등 해결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