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우주항공청 특별법 갈등 계속…입지 갈등 표면화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경남 여당 의원들과 사천시 등 국회에서 특별법 조속 처리 촉구
민주당 조승래 “입지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 언급하며 반대

23일 국회에서 경남도와 사천시,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이 주최한 ‘우주항공청 조기 개청을 위한 토론회’가 개최됐다. 최형두 의원실 제공. 23일 국회에서 경남도와 사천시,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이 주최한 ‘우주항공청 조기 개청을 위한 토론회’가 개최됐다. 최형두 의원실 제공.

경남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과 시민단체 등이 우주항공청 특별법의 조속한 처리를 다시 압박하고 나섰다. 특별법 처리를 막았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안건조정위’가 23일 활동기간 만료를 맞았기 때문이다. 경남 여당 의원들은 “정쟁 때문에 우주항공청 설치를 늦출 수 없다”며 공세에 나섰다. 그러나 야당에선 “입지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를 언급하며 맞서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이달곤, 최형두, 강민국 의원과 무소속 하영제 의원 등 경남지역 국회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주항공청의 조속한 설치를 촉구했다. 이들은 “우주항공청법을 함께 통과시키고 대전 연구개발 특화지구, 전남 발사체 특화지구, 경남 위성 특화지구로 이루어진 우주산업 클러스터 삼각 체제를 ‘우주항공청 설치’로 완성하자”며 더불어민주당에 협조를 요청했다. 그러면서 “우주 강국 대한민국을 실현할 우주항공청 설치를 정쟁 때문에 늦출 수는 없지 않느냐”며 거듭 협조를 당부했다.

이날 국회에선 경남도와 사천시,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이 주최한 ‘우주항공청 조기 개청을 위한 토론회’도 개최됐다. 토론회에는 국회의원, 도내 산·학·연·관 관계자, 경남도민 등 45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국회를 찾은 경남도민 350여명은 토론회 참석 전 민주당사 앞에서 우주항공청 특별법 의결을 촉구하는 궐기대회도 열었다.

우주항공청 특별법은 지난 4월 국회에 제출됐으나 야당의 반대로 처리가 미뤄지고 있다. 소관 상임위인 과방위는 여야 갈등이 깊어지자 지난 7월 말 안건조정위원회를 구성해 합의를 계속했다. 안건조정위는 23일 활동 기한을 맞았지만 여야 갈등은 여전하다.

안건조정위원장을 맡고 있는 민주당 조승래 의원은 23일 대전시청에서 기자들을 만나 “안건조정위원회에서 합의된 사항을 지키지 않으면 이번 국회에서 해당 법안을 처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위원회에서는 우주항공청을 과기부 소속 외청으로 하고, 연구개발(R&D) 과제나 우주 임무를 기획·설계할 수 있지만 직접적 R&D는 하지 않는다고 합의했다”며 “현재 한국항공우주연구원·천문연구원 등을 중심으로 구축된 우주항공 관련 연구클러스터를 해체하지 않는 조건 등에 토를 다는 의원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특히 “우주항공청의 기능을 명확히 하지 않으면 입지에 대해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전이 지역구인 조 의원이 입지 문제를 공식 언급하면서 여야의 갈등이 결국 입지를 둘러싼 지역갈등 사안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정치권에선 경남 사천에 설립되는 우주항공청으로 기존 대전의 연구기관이 위축될 것을 우려해 야당이 반대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조 의원은 “지난해 항공우주연구원과 천문연구원, 카이스트 등 연구·교육 기능을 갖춘 대전을 배제하고 우주 산업클러스터를 지정한다고 했을 때부터 항공 R&D 등을 모두 대통령 공약사항이던 경남 사천으로 들고 가려는 시도가 있었던 것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