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싱한 남해안 굴, 안심하고 드세요”
굴수협 24일 2023년 생굴 초매식
싱그러운 바다 향의 진수, 남해안 ‘굴’이 제철을 맞았다.
경남 통영의 굴수하식수협은 24일 ‘2023년 생굴 초매식’을 열고 본격적인 출하 시즌에 돌입했다. 초매식은 수협 공판장에서 진행되는 첫 경매 행사다.
현장에선 남해안별신굿보존회의 풍작 기원제를 시작으로 한 해 풍어와 안전 조업을 기원하는 고사, 참석 내빈이 일일 경매사로 참여하는 초매 행사를 거쳐 본 경매가 진행됐다.
이날 10㎏들이 알굴 5200여 상자가 매물로 나와 8~9만 원 선에 거래됐다.
9600여 상자가 출하된 작년 초매식에 때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여름내 태풍이나 고수온 피해가 적어 전반적인 작황은 좋은데, 비만도(살이 오른 정도)가 떨어진 탓이다.
실제 이날 공판장에 나온 매물 중 90%는 알맹이 크기가 작은 잔굴이었다.
수협 관계자는 “이상 조류 여파로 아직 성장을 다 못했다. 기온이 더 떨어지는 11월 이후 비만이 차면 자연스럽게 물량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관건은 소비다. 일본 원전 오염수 후유증에다 경기 둔화 여파로 얼어붙은 시장이 여전히 냉골이다.
최근 유통업계가 제철 굴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펴면서 일부 수요가 발생하고 있지만, 예년에 비하면 기대 이하다.
수협은 오염수 불안이 온전히 가시지 않은 만큼 시즌 내내 식품 안전성 확보와 소비 활성화에 집중한다.
특히 매일 경매 1시간 전 경남도 수산안전기술원에 시료를 보내 적합판정을 받은 후 경매를 개시하는 등 생산단계부터 식품안전관리에 전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굴수협 지홍태 조합장은 “기대만큼 걱정도 크다”면서 “1년 내내 애지중지 키운 것들이다. 안심하고 드실 수 있도록 철저하게 관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초매식을 기점으로 통영과 거제 그리고 고성 연안에 자리 잡은 300여 굴 박신장(껍데기를 제거하고 알굴을 발라내는 작업장)도 일제히 가동에 들어갔다.
겨울이 제철인 굴은 보통 찬 바람 불기 시작하는 10월 중순 출하를 시작해 12월 김장철에 정점을 찍은 뒤 이듬해 6월까지 시즌을 이어간다.
이 기간 국내 최대 양식 굴 산지인 통영과 거제, 고성 앞바다에선 1만t이 넘는 생굴이 수확돼 전국 각지로 공급된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