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켓·고성·야유 없는 국회 만들기 여야 ‘신사협정’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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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민주 원내대표 23일 합의
파행 유발 정치 문화 개선 공감

지난 17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이 각자 자리에 피켓을 앞세운 채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7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이 각자 자리에 피켓을 앞세운 채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 원내대표가 국민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대표적인 행태인 국회 회의장 내 피켓 부착과 상대 당을 향한 고성·야유를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극단적인 대립 정치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여야가 모처럼 의미 있는 협치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24일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전날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와 만났다면서 이런 합의 내용을 전했다. 윤 원내대표는 “우선 회의장 분위기를 개선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루고, 본회의장과 상임위 회의장에 피켓을 소지하고 부착하는 행위를 안 하기로 서로 합의했다”면서 “본회의장에서 고성이나 야유를 하지 않는 것도 합의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홍 원내대표도 이날 “여야가 입장이 바뀔 때마다 손피켓을 들고 들어가고 회의가 파행되는 것이 반복됐다”며 “본회의장과 상임위 회의장에서 손피켓을 들고 가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국회 본회의장에서 여러 가지 고성과 막말로 인해서 많은 논란이 있었다”며 “대통령 시정연설, 여야 교섭단체 대표연설 시에는 자리에 앉아있는 의원들이 별도의 발언, 말씀을 하지 않은 것으로 우리가 일종의 신사협정을 제안했고, 여야가 이에 대해 합의했다”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향후 의원총회 등을 거쳐 이 같은 취지를 의원들에게 설명하고, 동의를 구할 예정이다.

여야 원내대표의 이번 합의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양당의 진영 정치에 대한 거부감으로 중도층이 급증하는 상황을 의식해 정쟁 자제에 뜻을 모은 것으로 풀이된다. 또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참패해 쇄신이 급해진 여당은 물론 이재명 대표의 당무 복귀 이후 달라진 모습을 보이려는 야당 또한 비판 여론이 높은 정치 문화를 개선하는 데에 공감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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