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노란봉투법·방송3법 국회 직회부 정당”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국힘 청구 전부 기각…전원일치 의견
“법사위, 권한 벗어나는 정책적 심사”

유남석 헌법재판소장(가운데)이 2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위헌 제청 및 권한쟁의 심판 선고를 시작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남석 헌법재판소장(가운데)이 2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위헌 제청 및 권한쟁의 심판 선고를 시작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직회부는 유효하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26일 국민의힘 의원 6명이 낸 2건의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전부 기각했다.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 개정안의 직회부를 무효로 해달라는 청구는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됐다.

헌재는 “국회가 국회법이 정하는 절차를 준수해 법률안을 본회의에 부의하기로 결정했다면 헌법적 원칙이 현저히 훼손됐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국회 이외의 기관이 그 판단에 개입하는 것은 가급적 자제함이 바람직하다”며 “본회의 부의 요구행위는 국회법 절차를 준수해 이뤄졌고 그 정당성이 본회의 내에서의 표결 절차를 통해 인정됐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지난 3월 21일 국회 과방위에서 공영방송의 지배구조를 바꾸는 방송법·방송문화진흥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의 직회부 요구안을 사실상 단독 의결했다. 5월에는 하도급 노동자에 대한 원청 기업 책임을 강화하고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무분별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노란봉투법)의 직회부 요구안을 단독 의결했다.

이 요구안들은 본회의에서 각각 무기명 투표를 거쳐 정식으로 본회의에 부의됐다. 법사위에 이유 없이 계류된 지 60일 이상 지나면 소관 상임위 재적위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본회의 부의를 요청할 수 있다.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원들은 개정안이 헌법과 법률 체계에 맞는지 정상적으로 심사하고 있었으므로 계류할 사유가 있었는데도 민주당이 부의를 강행해 법안 심사권이 침해됐다고 주장하며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재판의 쟁점은 법사위가 국회법 86조 규정대로 ‘이유 없이’ 심사를 지연했는지였다. 헌재는 방송3법 개정안의 경우 “법사위는 체계·자구 심사권한을 벗어나는 내용에 대한 정책적 심사를 하면서 60일의 심사 기간을 도과한 것으로 보인다”며 “국회법의 ‘이유 없이’를 실체적으로 판단하더라도 법사위의 심사 지연에는 여전히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노란봉투법과 관련해서는 한발 더 나아가 “법사위는 체계·자구 심사를 위해 꼭 필요하다고 보기 어려운 절차를 반복하면서 절차를 지연시키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회의장이 두 법률안에 대한 ‘본회의 부의의 건’을 가결 선포한 행위도 무효로 해달라고 청구했으나 헌재는 이 역시 법률을 어긴 하자가 없다며 기각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