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주 총기난사 용의자 총기 교관 출신… "정신 건강에 문제"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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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메인주 루이스턴 볼링장·식당서 범행
부상자도 60명 달해 희생자 수 늘 수도
정신병원 입원 경력 미뤄 정신 이상 추정
경찰, 주민에 “문 잠그고 집에 머물라”

25일(현지 시간) 미국 메인주 루이스턴에서 무장한 괴한이 건물에 침입해 총을 겨누고 있다. 총기 교관 출신으로 알려진 용의자가 아직 검거되지 않은 가운데 메인주 경찰은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AP연합뉴스 25일(현지 시간) 미국 메인주 루이스턴에서 무장한 괴한이 건물에 침입해 총을 겨누고 있다. 총기 교관 출신으로 알려진 용의자가 아직 검거되지 않은 가운데 메인주 경찰은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AP연합뉴스

지난 25일(현지 시간) 밤 미국 동부 메인주 루이스턴에서 최소 22명의 사망자를 낸 총기 난사 사건의 용의자는 훈련 받은 총기 교관으로 이 지역 예비군 소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총기 전문가인 용의자가 무장한 상태로 도주해 인근 주민들의 공포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용의자는 정신병원 입원 경력이 있으며, 환청을 듣기도 한 것으로 전해져 정신 이상자의 소행으로 추정되고 있다.

22명의 사망자가 확인되면 이는 텍사스주 엘패소 월마트에서 23명이 사망했던 2019년 8월 이후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이 된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부상자가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자신을 브랜든이라고 밝힌 한 목격자는 "약 10발의 총소리를 들었고 첫 번째는 풍선 터지는 소리라고 생각했다”면서 “문 쪽으로 등을 돌리고서야 그것이 풍선이 아니란 걸 알았고 그가 무기를 들고 있는 것을 봤다"고 AP에 전했다. 그는 골목길을 기어내려가 한 기계 안에 숨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CNN이 제보 받은 영상에는 루이스턴 볼링장에서 놀란 사람들이 뛰쳐나오는 모습이 담겨 있다. 또 안드로스코긴 카운티 보안관실이 페이스북 페이지에 공개한 사진에는 범인이 어깨에 무기를 들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나온다.

현지 경찰 당국은 총격이 오후 6시 56분에 시작됐다고 밝혔다. 용의자는 사건 당일까지 붙잡히지 않았다.

현지 경찰 당국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갈색 셔츠 차림에 소총을 든 백인 남성 용의자의 모습을 담은 이미지를 공개했다. 또한 용의자의 차량 이미지도 페이스북에 올리고 앞 범퍼가 검정색인 흰색 SUV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 경찰은 이어 로버트 카드(40)로 용의자를 특정하고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메인주의 미 육군 예비군 훈련 시설에서 총기 교관으로 훈련을 받았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AP통신이 검토한 문서에 따르면 로버트 카드는 올여름 2주 동안 정신건강시설에 입원하기도 했다. 그의 치료나 상태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제공되지 않았지만 그가 "환청을 듣고 총을 쏘겠다는 위협을 들었다"고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그는 앞서 메인주 사코에 있는 방위군 시설에서 총격을 가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고 CNN방송이 보도했다.

당국은 용의자에 대한 수색이 계속 진행 중이라며 루이스턴 주민들에게 출입문을 잠그고 집에서 머물 것을 당부했다. 가게들 역시 영업을 중단하고 문단속을 해 달라고 말했다.

이 지역 병원 센트럴메인메디컬센터는 “의료진이 대량 사상자가 나온 총기 난사 사건에 대응하고 있다”며 밀려드는 환자들을 받기 위해 지역 병원들과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 같은 사망자 수는 메인주 연간 살인 사건 희생자 수에 육박하는 것이라고 NBC는 전했다. 주 당국에 따르면 인구 140만 명의 메인주 내 살인사건에 따른 사망자 수는 지난해 29명, 2020년엔 20명이었다.

루이스턴은 메인주 제2의 도시로 인구는 지난해 기준 약 3만 8000명이다.

AP통신에 따르면, 루이스턴은 아프리카인들이 메인주로 이주해와 정착하는 곳이다. 수천 명에 달하는 소말리아 인구는 한때 압도적이었던 백인 위주 공장 도시의 인구 통계를 뉴잉글랜드 북부에서 가장 다양한 인구 통계를 가진 도시 중 하나로 바꿔놨다.

백악관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번 총기 난사 사건에 대해 브리핑을 받았으며, 사건의 전개 상황이 대통령에게 계속 전달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재닛 밀스(민주) 메인 주지사와 통화하고 연방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다고 백악관은 덧붙였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사건 수사를 위해 메인주 치안 당국과 협조할 것이라며, 경계를 늦추지 말고 수상한 사람이나 행위에 대해서는 즉각 치안 당국에 신고해달라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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