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도의 희생적 삶, 우리 시대 정신 되었으면”

최학림 선임기자 theo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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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산김정한문학상 시상식
방현석 소설가 ‘범도’ 수상
“사람답게 살아가라는 가르침
작가답게 써라는 것으로 새겨”

제40회 요산김정한문학상 시상식이 26일 오후 부산일보사 대강당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황국명 문학평론가, 조갑상 요산김정한기념사업회 이사장, 부산일보 송승은 이사, 수상자인 방현석 작가, 구모룡 문학평론가, 김경연 부산대 교수. 정종회 기자 jjh@ 제40회 요산김정한문학상 시상식이 26일 오후 부산일보사 대강당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황국명 문학평론가, 조갑상 요산김정한기념사업회 이사장, 부산일보 송승은 이사, 수상자인 방현석 작가, 구모룡 문학평론가, 김경연 부산대 교수. 정종회 기자 jjh@

“요산 선생님처럼 우리 문학사에서 자신의 삶과 문학을 하나로 일치시킨 분은 전무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분의 정신을 담은 상을 받게 돼 기쁘고 놀랍고 두렵습니다. 저는 선생님의 가르침인 ‘사람답게 살아가라’를 그 말씀뿐만 아니라 ‘작가답게 써라’는 것으로도 새겨왔습니다. 그 새김 앞에 늘 부끄럽고 두려울 뿐입니다.”

부산일보사가 26일 오후 5시 10층 대강당에서 연 제40회 요산김정한문학상 시상식에서 수상자 방현석 소설가는 그렇게 소감의 서두를 뗐다.

장편소설 〈범도〉로 제40회 요산김정한문학상을 수상하는 방 작가는 “13년 전, 항일무장투쟁의 흔적이 남아 있는 만주를 답사하면서 전율을 느꼈다”며 “눈물겹게 아름다운 삶을 살다간 그 숱한 이들을 우리 역사는 왜 덮어버리고 외면했는가, 라는 질문에 맞닥뜨리면서 이 소설이 시작됐다”고 했다. 〈범도〉는 대한독립군을 이끈 홍범도와 포수들의 항일 무장투쟁을 서사화한 장대한 스케일의 소설이다. 방 작가는 “저는 이 소설을 통해 그 무엇도 남기지 못하고 사라진 이들의 이름을 불러주고 새기고 싶었다”며 “13년간 소설을 쓰면서 그들과 함께 싸웠다고 해야 할 만큼 저는 ‘홍범도의 부대원’이었고 ‘항일무장투쟁의 종군작가’로 살았다”고 했다. “독립을 위해 희생의 삶을 살았던 그 수많은 이들은 요산 선생과 한 핏줄이라고 생각한다”고 그는 말했다.

이어 그는 “홍범도 선생은 남을 탓하는 자, 남 욕을 하는 자를 멀리하고, 항상 약자를 도와주라는 큰 가르침을 남겼는데 저는 그것이 우리 시대의 정신이 되었으면 한다”고 했다. 그게 1300여 쪽이 넘는 소설을 통해 보여주려 한 ‘범도의 길’이라는 것이다.

구모룡 심사위원장은 심사평을 통해 “〈범도〉를 통해 역사보다 작가의 상상력이 더 진실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요산은 작가적 삶을 마치 ‘의병’처럼 여긴 분인데 그런 점에서 홍범도의 의식과 육체를 체득하려 한 이 작품 수상이 더욱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조갑상 황국명 김경연 심사위원과 김수우 부산작가회의 회장, 정인 부산소설가협회 회장 등 60여 명이 참석했다.



최학림 선임기자 theo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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