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 동서고가로 철거·활용, 공론화는 지금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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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보도 통해 초기 쟁점 정리
다양한 시민 여론 수렴이 앞으로 관건

사상~해운대 고속도로(대심도 도로) 추진에 따라 기능이 폐지될 부산 동서고가로 처리 문제가 점점 시민적인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9일 부산일보사에서 열린 동서고가로 철거 vs 활용에 대한 장단점 토론회. 이재찬 기자 chan@ 사상~해운대 고속도로(대심도 도로) 추진에 따라 기능이 폐지될 부산 동서고가로 처리 문제가 점점 시민적인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9일 부산일보사에서 열린 동서고가로 철거 vs 활용에 대한 장단점 토론회. 이재찬 기자 chan@

사상~해운대 고속도로(대심도 도로) 추진에 따라 기능이 폐지될 부산 동서고가로 처리 문제가 점점 시민적인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대심도 구간과 겹치는 약 7km의 동서고가로에 대해 철거와 활용 방안이 맞서면서 지역사회에도 다양한 담론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런 흐름을 반영해 〈부산일보〉는 최근 동서고가로 기획 시리즈를 게재, 지역사회에서 제기되는 담론을 소개하고 향후 방향을 모색하는 공론장을 마련하기도 했다. 동서고가로 처리를 위한 공론화는 사실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시민들의 이해관계가 직·간접적으로 얽혀 있는 만큼 앞으로 더 다양하고 깊은 논의가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지금까지 나온 동서고가로의 철거 또는 활용 방안에 대한 찬반 의견은 비교적 뚜렷하게 갈린다. 철거를 지지하는 쪽은 수십 년 동안 고가로 주변 주민들이 겪은 피해를 감안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역 재개발과 같은 변화가 없다면 더욱 철거가 주민을 위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고가로의 유지·활용을 주장하는 쪽은 공원으로 조성할 경우 부산에 새로운 가능성을 줄 것이라고 한다. 새로 확보한 수만 평의 도심 공간은 무엇으로 활용하든 부산의 변화를 끌어낼 자산이라는 논리다. 양쪽의 주장 모두 충분히 수긍할 만하다. 인근 지역민의 피해와 부산 전체의 미래 중 어느 하나라도 소홀할 수 없는 딜레마가 여기에 있다.

고가로 철거와 활용의 입장이 각각의 논거에 따라 나뉘기는 하지만, 둘 사이에 접점이 전혀 없어 보이지는 않는다. 〈부산일보〉가 기획 시리즈를 마치면서 개최한 시민 토론회를 보면 참석자들은 모두 철거 또는 활용이라는 섣부른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여러 대안에 대한 충분한 소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고가로의 기능이 멈추는 시점이 일러야 2030년이고, 시도 대심도 개통 2~3년 전쯤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할 방침임을 고려하면 최소 4~5년 이상의 시간이 남아 있다. 토론회에 참석한 시민들의 말처럼 설익은 결론보다는 앞으로 시민 여론을 어떻게 잘 수렴할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매우 타당한 지적이다.

동서고가로 처리를 둘러싼 초기 단계의 쟁점이 〈부산일보〉 시리즈 등을 통해 어느 정도 정리된 이상 이젠 여론 수렴을 위한 시민 공론화 과정이 본격적으로 진행돼야 한다. 각 방안의 장단점을 알리면서 설문조사 실시 등 적극적인 여론 수렴 방안이 필요하다. 시민 간 불필요한 오해와 불신을 없애면서 이해가 얽힌 현안을 원활히 추진할 수 있는 바탕이 바로 이것이다. 특히 핵심적인 이해관계자인 지역 주민과의 소통은 가장 중요한 요소다. 여기에 시민과 전문가, 공무원이 참여해 최상의 도시계획 시나리오를 짜 보는 것도 좋겠다. 동서고가로 문제는 이에 따라 순항할 수도, 파행으로 끝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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