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휴전은 없다” 하마스 핵심 근거지 가자시티 포위
“휴전은 테러에 항복하는 것”
이스라엘군 세 방향에서 진격
유인물 동원해 심리전도 강화
피해 최소화 위해 시가전 ‘신중’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국제사회의 휴전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것임을 재차 강조했다. 이러한 의지에 따라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최대 도시이자 하마스의 핵심 자원이 집중된 가자시티를 에워싸고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AFP·스푸트니크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네타냐후 총리는 전시내각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가자지구에서의 휴전은 없을 것이다. 휴전 요구는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테러에, 야만에 항복하라는 것”이라며 “제2차 세계대전 때 일본군으로부터 진주만 공습을 받은 미국에 휴전을 요구하는 것에 그 누구도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군이 가자지구 진입을 신중하고 매우 강력하게 단계별로 확대하면서 체계적으로 한 걸음씩 진전하고 있다”며 “공중에서 공격하는 두 번째 단계는 계속되고 있다. 세 번째 단계로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내 지상 공격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이스라엘군은 가자시티를 가로지르는 도로를 중심으로 병력을 배치하고 가자시티를 포위해 하마스를 고립시키는 전략을 구사하는 등 군사 작전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장갑차와 보병을 동원해 가자시티 내 살라흐 알딘 도로 북쪽과 남쪽에서 각각 시내 중심부로 진격하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과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이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살라흐 알딘 도로는 이스라엘과 북쪽 국경에 있는 에레즈 검문소부터 가자시티를 거쳐 이집트와 국경지대까지 가자지구를 관통하는 간선도로이다. 이날 가자시티 남쪽에서 이스라엘군 장갑차가 작전에 들어갔다는 목격담이 잇따라 전해졌다.
NYT는 이날 촬영된 위성사진과 영상 등을 근거로 가자지구 북서부의 지중해 연안 국경지대를 포함해 모두 세 방향에서 이스라엘군이 가자시티에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가자지구에서 확대된 지상전을 수행 중이다. 테러범들에게 다가가고 방어벽을 친 테러범들을 공중에서 공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폭격과 동시에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유인물을 살포하며 심리전도 강화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날 뿌린 아랍어 유인물에서 ‘가자지구는 전쟁터가 됐다’ ‘하마스와 테러조직이 이 지역 대피소와 병원, 학교를 사용하고 있으므로 이들 장소에 있는 건 안전하지 않다’며 주민들에게 대피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다만, 이스라엘군의 지상전은 사상자 최소화, 확전 우려 등 이유로 예상보다 느린 속도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달 30일 전현직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무엇보다 하마스를 상대로 한 자국 화력의 우위를 극대화하면서도 자국군 사상자는 최소화하길 원한다고 전했다.
동시에 이란이 지원하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등 이스라엘의 다른 적들까지 이번 전쟁에 개입하는 확전 상황을 피하기 위한 시도라는 진단도 나온다.
김형 기자 m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