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만으로 전기차 배터리 자동 진단 가능해진다
부산 스타트업 HEI '비포' 출시
차량 모델·제조사 관계 없어
높은 사용자 편의성 장점 꼽혀
중고차·렌터카 시장 확장성도
부산 스타트업 ‘에이치이아이(HEI)’가 전기차 배터리의 질과 수명을 측정할 수 있는 진단 솔루션을 시장에 내놓았다. 전기차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는 배터리 폭발을 예방하고, 나아가 중고 전기차의 가치 평가와 보험 산정 등에도 활용할 수 있어 확장성이 기대를 받고 있다.
HEI가 출시한 전기차 배터리 진단 솔루션 ‘비포’는 제휴 전기차 충전소에서 충전하기만 하면 사용자의 충전 데이터로 배터리 현재 상태와 잠재 위험성을 진단해 준다.
차량 모델에 상관없이 전기차 사용자가 배터리를 충전만 하면 별도의 장치 없이도 HEI가 서버에서 데이터를 확인해 현재와 미래의 배터리 상태를 진단·예측하는 것이다. 이후 사용자는 ‘비포’ 앱에서 자신의 차량 내 배터리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앞서 HEI는 전기차 충전 중 측정되는 전류와 전압의 변화하는 전기 화학적 반응 특성을 통해 배터리의 열화 정도를 수치화하는 기술로 한국에서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이 기술은 차량 제조사에 상관없이 적용할 수 있고, 별도의 계측 장비나 계측 과정도 필요 없다. 그 만큼 사용자 편의성이 높고 독립적인 진단을 내릴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HEI는 메르세데스 벤츠 북미 연구소 연구원 출신으로 자동차 연구개발와 컴퓨팅·데이터 과학을 전공한 이은석 대표와 부산 향토기업 와이씨텍 박현민 전무가 CSO(최고전략책임자)로 뜻을 모았다. 지난 2021년 설립한 HEI는 지난해 벤처기업 인증을 받았고 현재 부산 본사와 서울 오피스, 제주 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HEI 박현민 CSO는 “전기차 중고차 가치 평가의 핵심은 배터리인데 배터리 상태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어렴풋이 진단한 정보로 중고차 거래가 되고 있다”며 “전기차 사용자가 배터리를 관리할 수 있어 B2C(기업 대 소비자)뿐만 아니라 중고차, 렌터카, 보험 등 B2B(기업 대 기업) 분야까지 확장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현재 HEI는 배터리 충전소 2곳에서 베타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제휴 충전소를 늘리고 있다. 이후 한국 시장에서 HEI의 배터리 진단 솔루션 적용을 확대하고 내년께 미국 시장 진출을 계획 중이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