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고맙습니다, 2030부산월드엑스포
장수현 부산시 행사기획협력관
“I’m from Busan” 올해 부산의 A기업인이 아프리카 한 도시에서 세일즈 마케팅을 위해 제일 먼저 한 말이다. 1~2년 전만해도 “I’m from Korea” 또는 “Do you know Busan?”이 첫 멘트였으나 요즘은 부산 출신임을 먼저 말한다면서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부산’을 알고 있다는 것에 놀라고 있다고 했다.
부산시는 2021년 4월 민선 8기 박형준 부산시장 취임 이후 현재까지 104개국 155회 266명 고위급 면담을 추진해 세계 각국과 부산 간의 경제, 문화 교류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중남미, 지난 2월에는 아프리카 지역 국가에 박 시장이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방문해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활동과 부산 세일즈 외교에 적극 앞장섰다.
필자는 한국의 우수 예술문화 교류를 위해 부산을 대표하는 부산시립예술단과 함께 중남미 파나마와 아프리카 앙골라를 방문해 현지 공연을 진행한 적이 있었다. 지난 7월 파나마 공연 당시 2500석이 모두 매진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심지어 공연 후 많은 관객들이 예술단과의 포토 타임을 갖기 위해 로비에서 떠나지 않는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뿐만 아니라 파나마 문화부 장관과 함께 참석한 기자회견장에서는 다수의 파나마 언론들이 열띤 취재 경쟁이 벌여졌다. 기자회견 당시 필자에게 한 언론인이 다가와 공연표를 구해줄 수 있느냐며 묻기까지 해 부산시립예술단의 인기를 실감했다. 그리고 파나마 영부인(꼬르띠소)은 공연 관람 후 직접 무대 위에서 예술단원 한 사람 한사람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고 일정에도 없는 대통령궁에 초대해 환대해 줬다.
지난달 앙골라 공연은 지난 3월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앙골라를 방문한 박 시장이 주앙 로렌쑤 앙골라 대통령, 외교부 장관 등 현지 고위급 인사들과의 면담 과정에서 ‘루안다주와의 자매결연’의 하나로 기획된 것이었다. 이 공연은 부시장급 정무특별보좌관을 단장으로 국악, 무용 등 부산시립예술단원 26명으로 구성돼 진행됐으며 그 결과는 실로 놀라웠다. 2500석의 객석을 가득 매운 앙골라 주재 50여 개국 외교단과 K팝에 열광하는 앙골라 청년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들 중 다소 불편한 대중교통 상황 때문에 공연을 보기 위해 1~2시간 이상 걸어서 공연장을 찾기도 했다.
프로그램 중 우리의 국악과 아프리카 음악의 협연 공연은 인종과 언어의 장벽을 넘어 아름다운 선율로 가득한 무대였다. 자매도시 루안다 주지사를 비롯해 국회 부의장, 산업통상부 장관, 문화부와 과학기술혁신부 차관, 주요 정부 부처 국회의원, 장·차관과 주재 외교관 등 고위급 인사들 대부분 참석한 특급 행사였다. 한국의 K팝 열풍을 1억 만리 떨어진 곳에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으며 한국의 수준 높은 예술문화와 ‘부산’이라는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됐다.
이렇듯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교섭 활동이라는 기회를 통해 부산을 세계에 알리면서 결국, 이를 통한 최종 목표는 도시 외교를 기반으로 한 경제 외교였다고 볼 수 있다. 꼭 유치 교섭의 결과는 아니겠지만 3년간 외국인 투자 유치 실적(입주 계약 & MOU 체결)을 보면 2020년 대비 지난해 실적액이 무려 53배나 증가했다. 올해의 성과도 몹시 궁금해진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숨이 막히도록 멋진 여행지 25곳에 부산이 이름을 올렸고, 한국관광공사의 야간 관광 실태조사에서도 부산은 야간 관광 경험과 희망 지역, 만족도 평가에서 모두 전국 1위에 올랐다. 7년간 국내 여름 휴가 종합만족도 1위를 한 제주도를 꺾고 당당하게 부산이 1위를 차지하는 영광을 얻었다. 부산이라는 브랜드가 월드엑스포로 인해 특수를 맞았고 전 세계인들에게 ‘한국엔 서울에 외에 또 다른 명품 도시가 있구나’라는 믿음을 준 것 같아 몹시 기쁘다. ‘I’m from Busan’이 자랑스럽다. 그리고 정말 ‘다시 태어나도 살고 싶은 부산’을 마음 깊이 되내는 순간, 뿌듯한 마음까지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