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시티 ‘금싸라기’ 두 곳 개발 속도… 반대 여론은 ‘변수’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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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해운대점·주변 부지 등
오피스·고급 실버타운 개발 계획
부산시 건축위 모두 조건부 의결
주민 “일조권·학습권 침해” 반발
교육환경평가 ‘최대 난관’ 될 듯

부산 해운대구 홈플러스 해운대점과 인근 부지 개발안이 부산시 건축위원회의 심의를 조건부 통과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 해운대구 홈플러스 해운대점과 인근 부지 개발안이 부산시 건축위원회의 심의를 조건부 통과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의 마지막 남은 ‘금싸라기’ 땅인 홈플러스 해운대점과 인근 부지 개발이 부산시 건축위원회에서 조건부 의결됐다. 두 부지 개발사들은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환경영향평가와 교육환경영향평가 등 여전히 갈 길이 멀다. 게다가 인근 마린시티 주민의 반대 여론도 비등한 상태여서 향후 변수가 될 전망이다.

5일 개발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열린 2023년 제11회 부산시 건축위원회에서는 홈플러스 해운대점 옆 부지에 고급 실버타운 개발 계획안이 안건으로 올라왔다. 해당 안은 각각 통학로 안전과 보행로 확보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함께 조건부 의결됐다.

앞서 지난달 24일 열린 10회 건축위원회에서는 홈플러스 해운대점 부지의 오피스 개발에 관한 안건이 논의됐는데 이 역시 조건부 의결됐다.

홈플러스 해운대점 부지를 개발 중인 해운대마린원피에프브이(PFV)는 지난 2월, 홈플러스 해운대점 옆 부지를 개발 중인 비에스디앤씨는 지난 6월 교통영향평가를 접수했다. 그 후 건축위원회 심의를 각각 9개월, 5개월 만에 통과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해운대마린원피에프브이와 비에스디앤씨는 건축위원회에서 언급된 내용을 보완한 뒤 환경영향평가, 사전재난성영향검토, 교육환경영향평가 등 인허가 관련 후속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두 부지가 누구나 인정하는 해운대 금싸라기 땅이라 막대한 매각비용 회수 등을 이유로 주거시설로 개발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두 부지는 지구단위계획상 주거가 불가능해 이를 변경한 뒤 개발이 본궤도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봤다.

하지만 해운대마린원피에프브이는 홈플러스 해운대점 부지 5800여 평을 지하 8층~지상 54층 규모 1개 동, 지하 8층 지상 50층 규모 1개 동 등 총 2개 동 규모의 지구단위계획상 허용 용도인 오피스로 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비에스디앤씨 역시 2017년부터 레지던스, 콘도미니엄, 주상복합건물을 짓기 위해 용도 변경을 추진했으나 주민과 행정당국 반대로 물거품이 되자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하지 않고도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고급 실버타운으로 방향을 틀었다. 용도 변경에 매달려 시간을 낭비하는 대신 아예 전략을 바꿔 속도를 택한 셈이다.

두 부지는 용도 변경에 따른 리스크는 사라진 상태지만 인근 주민 반대는 여전하다. 지난 3일에도 인근 아파트 단지 주민들은 일조권 침해, 교통대란, 학습권 방해 등을 이유로 이들 부지에서 반대 집회를 열기도 했다.

주민들은 오피스 시설에 샤워실, 화장실, 침실 등을 개조해 설치하더라도 단속이 어려워 결국 주거시설처럼 사용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고층 실버타운도 마찬가지로 인근에 교통 대란과 일조권 침해 등의 피해를 야기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게다가 가장 큰 난관은 교육영향환경평가다. 두 사업지는 해원초등학교, 마리나유치원과 인접해 있다. 고급 실버타운은 해원초등학교 기준 50m 이내 절대보호구역으로 해운대교육지청의 심의를 받아야 한다. 고층 오피스는 해원초등학교 기준 200m 이내 상대보호구역으로 부산시교육청 심의 대상이다. 또 고층 오피스는 마리나유치원의 상대보호구역에도 포함된다.

마린시티 일대 주민은 이들 개발사업이 초등학교와 유치원의 학습권, 일조권 등에 위협이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여전히 주민들이 고층 빌딩으로 인한 학습권 침해 등을 걱정하고 있어 주민 여론을 어떻게 설득할 것이냐가 최종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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