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3색 性이야기] 잘못된 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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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현 성 심리학자

연예인의 마약과 전 국가대표 선수를 둘러싼 사건 사고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기가 꽤 지속되는 중이다. 열흘 전이나 지금이나 더 명확해진 사실은 없고 그렇다더라 식의 내용뿐인 그 안에, 다른 사건이지만 교집합이 존재한다. 섹스!

섹스가 왜? 사실 섹스는 잘못이 없다. 인간이라면 충분히 욕망할 수 있는 것 중에 하나가 섹스인데 바르게 연결하지 못한 게 문제라면 문제다. 마약에 손을 대는 과정에서 불거진 배우자 아닌 대상과의 부적절한 관계가 그것이다. 또 성전환 수술과 섹스, 임신으로 연결되는 부분에서 밝혀지는 내용과 과정에 대한 보도 및 온라인상의 수많은 자료들은 우려스럽다. 동성애가 문제라는 게 아니다. 다수와 소수의 차이지 옳고 그름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의 애정 관계에 대해서만큼은 관여할 바가 아니다. 사건의 본질이 아닌 나쁜 일들과 결합된 성적인 것들이 문제의 본질을 넘어 화제가 된다는 게 문제다. 연일 쏟아지는 내용들을 보면서 사람들은 쉽게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를 가벼운 이야깃거리로 꺼내지만 아이들의 귀와 눈 또한 열려 있어 듣고 읽고 보고 있다.

한참 교육과정 개편과 관련한 논쟁 중 성교육 부분에 대해서는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했었다. 한국에서의 성교육은 거꾸로 거슬러가고 있는 듯하다. 아마 문제의 본질은 제쳐두고 사람들의 입에서 오르내리는 이 불편한 조합이 듣기 싫은 집단은 성에 대한 부정적인 자신들의 사고를 더욱 공고히 할 뿐이다. 이 피해는 고스란히 젊은 세대, 학교라는 공동체에서 배우고 자라는 세대의 몫이다.

섹스에 대해서는 ‘적나라하니까 어린아이들에게 알려주지 말자’가 아니라 이런 행동은 서로 신뢰하고 사랑하는 관계에서 허용되는 행위라는 것과, 비밀스럽고 사적인 관계여도 허용되는 것과 아닌 것에 대한 경계를 가르쳐야 한다. 마약을 하고 배우자가 아닌 다른 상대와 섹스를 한 것은 생각할 것도 없이 잘못이지만 처음부터 잘못된 결합-약물과 섹스-안에서 인과를 따져 교육을 해서는 안 된다.

성에 대해서 배우면 호기심이 생기고 그러면 모방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호기심은 원래 모르기 때문에 생긴다. 약물은 절대 해서는 안 되고,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와 그 기전, 중독으로 인한 피해를 알려주고 경각심을 갖도록 교육하는 게 맞다. 인간의 권리와 욕구인 섹스는 음성화된 경로가 아닌, 섹스라는 행위가 가진 의미, 방식, 그 안에서 지켜야 할 상대에 대한 존중, 상호 합의, 행위 안에서 이뤄지는 것들에 대한 옳고 그름의 경계 등 인간의 관계 안에서 반드시 필요한 교육이 내용에 포함되도록 가르쳐야 한다.

비난하고 싶은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적어도 사회적 합의를 통해 바르고 건강한 가치관을 심어주려는 대안 찾기도 필요하다. 지금까지의 주장이 맞았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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