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골목, 피란수도 부산유산과 연계돼야”
부산연구원, 활성화 방안 연구
법정 문화도시 공모사업 제안
건축자산 진흥구역 설정 주장도
‘피란수도 부산유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된 가운데 뛰어난 문화적 가치를 지닌 기존 문화자산과 부산 중구 보수동 책방골목을 한 데 묶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부산연구원(이하 연구원)은 최근 펴낸 ‘보수동 책방골목 활성화 방안 연구’ 보고서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았다.
앞서 2019년 부산시는 역사성과 상징성을 고려해 보수동 책방골목을 ‘부산 미래유산’으로 지정했지만, 인터넷 중고서점 유행 등으로 현재는 잇따라 헌책방이 문을 닫을 정도로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다.
연구원은 보수동 책방골목을 둘러싼 주요 이해 관계자들의 사업 추진 방향이 제각기 달라 책방골목 활성화에 대해서는 큰 효과를 거두지 못 했다고 분석했다. 관할 지자체인 중구청은 책방골목을 특화테마거리로 조성하려는 반면 책방골목 상인번영회는 헌책방을 지속 운영할 수 있게 세금 감면이나 임대료 지원과 같은 직접 지원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이에 연구원은 보수동 책방골목을 활성화하려면 피란수도 부산유산인 부산근현대역사관을 비롯해 국제시장, 깡통시장 등 기존의 문화적 자산과 연계한 법정 문화도시 공모사업 도전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중구가 보유한 풍부한 문화적 자산을 바탕으로 법정 문화도시에 선정될 경우 국비 확보가 쉬워지면서 책방골목 활성화의 강력한 동력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책방골목 일대를 건축자산 진흥 구역으로 설정해 원형 보존이 필요하다고도 주장했다. 골목을 중심으로 양방향에 서점이 나란히 있는 물리적 경관을 보존해야 한다는 뜻이다. 건축자산 진흥 구역으로 설정되면 건축 밀도, 색채, 재료 등에서 지역 고유의 공간 환경과 어울리는 건축물이 지어지도록 종합적 관리가 가능해진다.
부산연구원 이화연 연구위원은 “한옥이 밀집된 서울 인사동이나 경북 경주의 황리단길처럼 보수동 책방골목 특유의 경관을 보존하기 위해 지자체가 나설 필요가 있다”며 “부산시와 중구청이 유인책을 세워 보수동 책방골목 인근에 세워진 ‘아테네 학당’ 같은 사례가 이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joon@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