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 피란민 이집트 보내려 물밑 작업”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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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익명 이 고위급 인용 보도
영미 등 “이주 영구화 위험” 반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전쟁터인 가자지구에서 탈출에 성공한 가자지구 내 유일 한국인 가족이 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로 입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전쟁터인 가자지구에서 탈출에 성공한 가자지구 내 유일 한국인 가족이 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로 입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주민 수십만 명을 이집트로 이주시키기 위한 물밑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한 달 동안 계속되면서 가자지구 주민 230만 명의 약 70%에 해당하는 150만 명이 집을 떠나 피란 중인 것으로 유엔은 추산하고 있다.

NYT는 익명의 이스라엘 고위 외교관 6명을 인용, 이스라엘 이 가자지구 피란민들을 국경 너머 이집트 시나이 사막 난민촌에 일시적으로 대피시키는 아이디어를 각국에 비공개로 제안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측에서는 이를 인도주의적 방안이라고 주장했으나, 영국과 미국 등 제안을 받은 국가 대부분은 대규모 난민 이주가 영구화할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반대했다고 한다. 외교관들은 이집트가 불안에 빠지고 팔레스타인인들을 고국에서 격리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가자지구 주민들은 1948년 이스라엘 건국 과정에서 70만 명 넘는 팔레스타인인이 쫓겨난 ‘나크바’(대재앙)를 상기하며 제2의 나크바가 재현될까 우려하고 있다. 당시 팔레스타인인들은 대피를 위해 떠났지만 결국 돌아오지 못했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주민 강제 이주는 실행할 수 없다”며 “가자지구 주민이 이집트 시나이 반도로 이주하게 되면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이라는 목표도 사라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주민을 이집트로 이주시키려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지난달 13일 이스라엘 정보부가 가자지구 주민을 시나이 반도로 이주시키는 전시 계획안 초안을 작성했다고 보도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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