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매력적인 FA” “MLB FA 타자 중 4위”…몸값 높아지는 이정후
“김하성보다 재능 낫다” 평가도
5년 5000만 달러 계약 예상
샌프란시스코 등 여러 구단 관심
‘바람의 손자’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상위권으로 평가받고 있다.
MLB닷컴은 8일(한국시간) ‘가장 매력적인 자유계약선수(FA) 9인’ 중 한 명으로 이정후를 뽑았다. MLB닷컴은 지난 4일엔 2024 오프시즌 FA 톱 25명 중 이정후를 13위에 올려 놓은 바 있다. 이 매체는 “이정후는 2022년 KBO리그 최우수선수(MVP)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선 타율 0.429를 기록했다”며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메이저리그 팀들에겐 흥미로운 옵션이 될 수 있다. 이번 FA 시장에 수준급 타자들이 상대적으로 적은 점이 이정후를 향한 관심을 키운다”고 설명했다.
앞서 7일엔 미국 폭스스포츠가 2024시즌 MLB FA 시장 타자 순위를 평가한 기사에서 이정후를 오타니 쇼헤이, 코디 벨린저, 맷 채프먼에 이어 4위로 매겼다. 이 매체는 “이정후가 올 시즌 발목을 다치지 않았다면 그의 MLB 도전 소식에 더 큰 관심이 쏠렸을 것”이라며 “한국 야구에서 가장 다재다능한 선수다.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보다 훨씬 재능 있는 유망주로 평가받는다”고 보도했다.
2017년 프로에 데뷔한 이정후는 올해까지 KBO리그 통산 88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0, 65홈런, 515타점, 69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898을 기록했다. KBO리그에서 3000타석 이상 소화한 선수 중 역대 타율 1위다. 올 시즌에는 발목 부상 탓에 86경기에만 출전해 타율 0.318, 6홈런, 45타점을 남겼다. 0.318은 이정후가 프로 7시즌 중 기록한 가장 낮은 타율이다.
야구 통계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은 이정후가 MLB에 진출할 경우 2024시즌 성적을 타율 0.282, 출루율 0.342, 장타율 0.412, 9홈런에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를 2.2로 예측했다. 데뷔 성적으론 나쁘지 않은 평가다.
폭스스포츠는 “김하성이 MLB에서 타자로 입지를 굳히는 데 시간이 걸렸던 것처럼, 이정후도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이제 25세에 불과한 이정후에게 기회를 주고 싶어 하는 팀이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MLB닷컴도 “한국 KBO 스타가 MLB에 적응할 수 있을지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이정후는 비교적 순조롭게 정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이정후에 대한 미국 현지의 높은 관심 속에 예상 몸값도 나왔다.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은 4년 5600만 달러(약 731억 원), 메이저리그 이적 시장 소식을 전하는 ‘MLB트레이드루머스’는 5년 5000만 달러(약 653억 원)을 예상했다. 이는 앞서 MLB에 진출한 선배 김하성 4년 2800만 달러(약 366억 원)를 넘어서는 한국인 메이저리거 최고 액수다.
이정후는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한 빅리그 도전을 선언했다. 한국시리즈가 끝나는 이달 말께 이정후의 포스팅 신청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현지에선 김하성의 소속팀 샌디에이고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토론토 블루제이스 등이 이정후 영입에 관심 있는 구단으로 꼽았다.
가장 적극적인 구단은 샌프란시스코다. 샌프란시스코의 피트 푸틸라 단장은 지난달 7일 고척스카이돔을 직접 찾아 이정후의 마지막 경기를 관전하며 큰 관심을 드러냈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