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그룹 '쇄신 방아쇠' 인사 앞당기고 지주 지배력 강화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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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정기인사 1~2주 빨라질 듯
경남은행 사태 조기 정상화 차원
지주에 자회사 CEO 추천위 신설
컨트롤 타워 역할 강화 의도 해석

부산 남구 BNK부산은행 본점. 부산일보DB 부산 남구 BNK부산은행 본점. 부산일보DB

경남은행 횡령 사고를 겪은 BNK금융그룹이 조직 쇄신과 계열사 대표 선임 제도 개선에 박차를 가하며 혁신의 방아쇠를 당기고 있다.

8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매년 12월 중하순에 진행했던 BNK그룹 연말 정기 인사를 1~2주 앞당기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그간 BNK그룹은 12월 중순 임원 인사, 12월 하순 직원 인사를 단행해왔다.

이는 지난 7월 드러난 경남은행 장기 근무자의 횡령으로 BNK그룹이 논란에 휩싸인 만큼 발 빠른 조직 개혁을 통해 조기 정상화를 노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BNK금융지주 빈대인 회장은 지난 8월 열린 긴급 경영진 회의에서업무 전반에 대한 프로세스 점검을 속도감 있게 진행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쇄신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BNK그룹 측은 아직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BNK지주의 계열사 관리 컨트롤 타워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계열사 대표 선임 절차도 변경했다. BNK금융지주는 지난달 31일 계열사 대표의 선임 절차를 변경하는 지배구조 내부 규정 개정안을 공시했다. 주요 골자는 BNK금융지주 이사회에 ‘자회사 CEO(최고경영자) 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신설하는 것이다. 자추위는 그룹 회장을 포함한 3명 이상의 이사와 사외이사 위원 총수의 과반수로 구성하게 된다.

자추위는 자회사의 CEO 후보를 발굴하고 결격사유 여부를 검증하며 자회사 CEO 후보자 심사·추천, 자회사 CEO 경영승계 절차에 관한 사항 등 계열사 대표 선임에 대한 전반적인 업무를 심의한다. 자추위가 직접 후보자를 선정, 심사해 각 계열사 임추위에 단수 추천한다는 말이다.

이는 그간 주요 계열사 대표의 승계 과정에서 각 계열사가 개별적으로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계열사별로 후보자 선출, 심사, 이사회 추천을 해 온 것과는 대조적이다.

BNK금융지주는 내주께 위원장과 위원을 선임한다는 방침이며 내달과 내년 3월 임기가 종료되는 계열사의 차기 대표 선임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BNK그룹 계열사 가운데 BNK투자증권 김병영 대표의 임기는 내달 31일, BNK저축은행 명형국, BNK벤처투자 김상윤, BNK시스템 김영문 대표는 내년 3월까지다.

이와 관련, BNK금융지주 관계자는 “시중은행 금융지주들에서 이미 지주 회장을 포함한 자추위에서 자회사 CEO를 선임하고 있다”며 “계열사에 대한 지주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강화하고 효율적인 경영 승계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BNK그룹은 국내 성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코로나19 이후 빠르게 성장하는 동남아 시장 공략에도 몰두하고 있다.

빈 회장은 지난달 18일 베트남 하노이시에서 T&T그룹과 금융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 관계를 확대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지난 6일부터는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등을 돌며 BNK금융지주 강종훈 전무와 BNK캐피탈 김성주 대표 등과 현지 법인 사업장 현장 점검과 신사업 확장 방안을 찾고 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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