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산책로도 ‘맨발 길’로 탈바꿈 붐
마안산 편백 숲·우동 송림공원 등
예산 편성 사업지 정비·확대 계획
맨발 걷기가 시민들에게 큰 인기를 끌면서 부산 시민들이 맨발로 걸을 수 있는 보행로가 넓어지는 모양새다. 해운대구, 기장군, 동래구 등 부산 기초지자체는 내년에 예산을 투입해 맨발 길을 조성해 나가기로 했다.
8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동래구는 내년까지 동래문화회관 인근 마안산 편백 숲 산책로를 정비하기로 했다. 기존 산책로를 맨발 길로 만들어 주민들이 편하게 맨발로 보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예산 2억 원을 편성했다.
기장군은 동해남부선 폐선 부지를 활용해 좌천역에서 임랑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구간을 맨발 길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정관읍 소두방공원, 일광읍 떡곡숲공원, 기장읍 용소웰빙공원 등 도시공원 3.2km 구간에도 예산 10억 원을 투입해 맨발 보행로를 만든다. 기장군은 앞서 예산 1500만 원을 들여 장안 치유의 숲 일대에 100m 길이의 맨발 길을 조성한 바 있다. 일광산에도 600m 길이의 맨발 산책로가 조성돼 주민들이 이용 중이다.
해운대구는 장산 일대에 황톳길 등 맨발 걷기 장소를 조성하는 ‘반여 휴 여가녹지’ 사업을 추진 중이다. 150m 길이의 황톳길을 조성하고 폭 4m의 도로에 마사토를 덮어 이용객들이 자유롭게 걸어 다닐 수 있도록 만든다는 계획이다. 길 주위에는 산철쭉, 수수꽃다리 등 경관 식물을 심어 볼거리도 제공한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지난 9월 공사를 시작해 정상적으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올 연말까지는 주민들에게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넓은 폭의 도로를 맨발 걷기 보행로로 조성해 주민들이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운대구는 또 예산 5억 원을 들여 내년까지 우동 송림공원에 650m 길이의 황톳길을 조성할 예정이다. 황톳길이 완성되면 송림공원에서 황톳길 맨발 걷기를 시작으로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을 걷는 맨발 걷기 코스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북구는 화명동 경부선 철로변 녹지에 ‘기찻길 숲속 맨발 걷기 산책로 조성 사업’을 진행 중이다. 1.2km 길이의 맨발 산책로를 포함해 세족장 등 편의시설을 갖췄다. 이 밖에도 중구의 경우 사업비 6000만 원을 들여 복병산 배수지 일대에 황톳길 조성 공사를 시행한다. 서구도 예산 2000만 원을 들여 초장동 체육공원 일대에 약 70m 구간의 맨발 보행로를 조성하는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연제구, 남구 등 일부 기초지자체의 경우 보행로 조성을 위한 사업 대상지 검토에 들어가 맨발 보행로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서구청 관계자는 “올해 시범으로 조성하는 사업의 주민호응도에 따라 조성된 구간에서 연장할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