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시티 심장부에서 작전 중"…시가전 공식화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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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전 중단 국제적 요구 지속 거부
한술 더 떠 가자 재점령 시사에다
하마스 진지·땅굴 파괴 지상전도
싸늘한 세계 여론 아랑곳 않아

7일(현지 시간) 가자지구 부레이지 난민촌에서 피란길에 오른 주민이 총격을 피하기 위해 나뭇가지로 만든 백기를 들고 있다. AP연합뉴스연합뉴스 7일(현지 시간) 가자지구 부레이지 난민촌에서 피란길에 오른 주민이 총격을 피하기 위해 나뭇가지로 만든 백기를 들고 있다. AP연합뉴스연합뉴스

이스라엘이 궤멸을 선언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근거지 가자시티를 전면 포위하고 시가전을 공식화했다.

지난달 7일(현지 시간) 하마스의 기습과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으로 발발한 전쟁이 두 달째에 접어들었지만 인도주의적 조치를 위한 최소한의 교전 중단조차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이스라엘은 교전을 중단하자는 미국의 제안을 거듭 거부하는가 하면 한술 더 떠 가자지구 재점령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는 등 국제사회 요구와는 반대되는 행보를 보여 비난이 더 거세지고 있다.

A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군(IDF)이 지금 가자시티의 심장부에 있다”며 “도보로, 또는 장갑차와 탱크 등을 타고 공병들과 함께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네타냐후 총리도 TV 연설을 통해 “지상작전을 통해 하마스 지휘부와 진지, 땅굴 등 다수를 파괴했다”며 가자시티 시가전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가자지구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가 벙커에 숨어 있으며 동료들과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IDF와 정보기관은 신와르가 지난달 초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지휘한 것으로 파악하고 그를 제거하기 위해 추적해왔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남북으로 갈라 하마스 지휘부와 기반 시설이 집중된 심장부 가자시티를 에워싼 뒤 지하터널 등 군사시설을 장악하고 주요 인사를 색출해 제거하는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개전 이후 팔레스타인 측 사망자가 1만 300명을 넘었고 이 가운데 어린이가 4200명 이상이라고 이날 밝혔다.

이스라엘은 교전을 멈추라는 국제사회의 요구에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6일 인질 석방을 위해 사흘간 교전을 중단하라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제안을 거부했다고 미국 매체 악시오스가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보다 사흘 전인 지난 3일에도 이스라엘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인도적 교전중단 제안을 거부한 바 있다.

미국은 ‘인도적 교전 중지’ 대신 ‘전술적 교전 중지’라는 새로운 표현을 써가며 이스라엘을 계속 설득하고 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를 신뢰할 수 없는 데다 2014년 전쟁 당시 교전 중단 기간 이스라엘 병사가 하마스에 살해·납치된 사건 때문에 교전 중단에 유보적이라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한술 더 떠 하마스 소탕 이후 가자지구를 다시 점령하겠다는 뜻으로 읽힐 수 있는 발언을 내놔 맹방 미국과 계속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6일 미국 ABC뉴스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전체적인 안보 책무를 무기한으로 가질 것으로 본다”며 “그런 책무를 갖지 않았을 때 우리에게 상상할 수 없는 규모의 하마스 테러가 분출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재점령이 ‘큰 실수’가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미국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각 독립국가로 공존한다는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하고 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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