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델타시티 내 아파트 ‘벽면 브랜드 노출 금지’ 풀릴까
지구단위계획상 측면 디자인 제한
단지 서열화 막고 도시 조화 목적
입주예정자 브랜드 노출 민원에
호반건설, 벽면 표기방식 변경 제안
수자공·구청과 협의 이달 중 결론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내 아파트가 ‘노브랜드’에서 ‘브랜드’ 아파트가 될까? 최근 입주를 앞둔 아파트 건설사가 단지 벽면에 브랜드명을 표기 위한 협의를 시작했다. 이 결과에 따라 에코델타시티 내에 브랜드 노출 여부가 결정돼 건설사와 입주예정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8일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내년 3월 입주 예정인 ‘에코델타시티 호반써밋 스마트시티’의 아파트 측면 디자인을 두고 한국수자원공사, 호반건설, 강서구청이 협의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호반써밋 ○○마을’과 같은 방식의 표기를 한국수자원공사와 강서구청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 안은 강서구청, 한국수자원공사 등이 논의 중인데 이르면 이달 안으로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기본적으로 에코델타시티 내 아파트 단지들은 측면에 브랜드를 노출할 수 없다. 이는 에코델타시티 내 지구단위계획 때문이다. 지구단위계획에 따르면 ‘건물 측벽에는 마을 이름과 주동번호만 표기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건설업체명, 브랜드명, 심볼, 로고와 같은 것들은 단지 출입구에 설치하는 입구 시설물에만 문자 조각형태로 명기할 수 있다.
가령 강서 자이 에코델타, 에코델타 푸르지오 센터파크와 같은 단지에서 자이, 푸르지오 같은 아파트 브랜드를 측면에 표시할 수 없는 셈이다. 실제로 에코델타시티 내 단지들의 모델하우스에 설치된 아파트 모형에도 브랜드 표시 등이 없이 동호수 표시만 있었다.
지구단위계획을 통해 측면 디자인을 제한하는 이유는 전체적인 조화로움을 꾀하기 위해서다. 지구단위계획 내에는 외벽 색채, 창호 디자인 등에 대한 가이드도 별도로 있다. 이는 세종시의 개발 전례를 따른 것이기도 하다. 세종 행복도시 아파트 내 브랜드 표기는 정문 앞 문주와 우편함 등 내부 인프라에만 가능한 상황이다. 세종시는 아파트 브랜드로 인한 단지 서열화를 막고 도시의 조화로움을 위해 이 같은 정책을 펼쳤다.
하지만 입주 예정자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다. 아파트 브랜드에 따라 가치가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브역대신평초’는 아파트 투자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겐 꽤 알려진 말이다. 아파트 가치를 결정하는 요소들의 앞 글자를 딴 것인데 브랜드, 역세권, 대단지, 신축, 평지, 초등학교 인접을 이야기한다. 이때도 브랜드가 가장 앞에 올 정도로 아파트를 나타내는 브랜드는 자산 가치에 큰 영향을 끼친다. 이 때문에 입주 예정자들이 건설사 등에 브랜드를 표시할 수 있도록 많은 민원을 넣기도 했다.
주민의 요구가 빗발치자 호반건설이 움직였고 현재 이 논의 결과는 에코델타시티 내에서 사업을 하는 건설사와 청약을 받은 입주예정자들의 핵심 관심사가 됐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 입장에서도 아파트 벽면에 회사 브랜드를 노출시키는 것은 홍보적인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며 “지구단위계획상 측면에 브랜드 노출은 어렵게 되어 있지만 호반써밋의 협상 결과 브랜드 노출이 가능하게 된다면 굳이 안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