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통령 믿고 ‘듣보잡’ 설쳐”… 인요한 “도와달라”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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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시장, 인 위원장에 쓴소리
“초선·원외들이 중진 군기 잡아
이준석도 조리돌림, 돌아오겠냐”
인 위원장 “책임감 있게 하겠다”
혁신위, 경북대서 청년 의견 경청
청년할당제·적극적 소통 주문

홍준표(왼쪽) 대구시장과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8일 대구 북구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면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왼쪽) 대구시장과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8일 대구 북구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면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부산·광주 방문에 이어 8일 대구를 찾아 ‘3호 혁신안’ 마련 차원에서 청년 목소리를 듣고 홍준표 대구시장과도 면담했다. 인 위원장은 이날 홍 시장의 ‘쓴소리’를 경청하는 등 당 혁신과 통합에 한층 속도를 붙였다. 혁신위 활동과 함께 당 총선기획단도 이날 첫 회의를 여는 등 여당이 본격적인 ‘총선 모드’에 접어드는 형국이다.

이날 국민의힘 혁신위원회는 대구 경북대학교를 찾아 대학생들의 의견을 들었다. 혁신위는 통합과 희생에 이어 3호 혁신안 주제로 ‘미래’를 꼽고 있다. 인 위원장은 이날 학생 간담회에서 “미래 안에 있는 청년 여러분들의 의견을 듣고 정리를 해서 3번째 혁신안과 4번째 혁신안의 윤곽을 잡을 것”이라며 “그 다음 주제가 미래인데 그 안에 청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인 위원장과 혁신위원, 경북대 소속 재학생들이 참석했다.

2시간가량 진행된 간담회에선 청년 정치인의 부족, 청년 정책의 부재, 정치권 소통 강화 등이 주제로 올랐다. 김경진 혁신위 대변인은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에 왜 청년 정치인이 적냐는 비판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체계적인 청년 정치인과 인재 육성 체계가 부족하단 비판도 있었다”며 “청년할당제를 적극 도입해달라는 의견과 함께 공정이라는 가치에 반하는 것 아니냐는 반박이 나오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학생들은 국민의힘이 청년들과 더욱 적극적으로 소통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인 위원장은 이날 발언보다는 경청에 집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간담회에 앞서 “이 자리에 말하러 온 게 아니라 들으러 왔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20대의 박우진 혁신위원은 “앞서 ‘통합과 희생’이라는 키워드로 논의를 이어왔고, 이번 주는 다양성과 변화를 중점으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며 “청년들이 원하는 키워드는 공정과 희망이다. 문재인 정부가 5년 만에 실각한 이유는 말로만 공정을 외쳤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인 위원장은 청년 목소리를 들은 뒤 홍 시장과의 소통에도 나섰다. 홍 시장은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 못하면 식물정권이 된다”며 당 혁신과 관련해 가감 없는 쓴소리를 내놨고 인 위원장은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홍 시장은 정부와 당을 향한 비난을 이어갔다. 그는 이날 대구시청 접견실에서 인 위원장을 만나 “윤석열 정부 들어 ‘듣보잡’(듣지도 보지도 못한 잡것)들이 너무 설친다”며 “대통령을 믿고 초선이나 원외들이 나서서 중진들 군기를 잡는다”고 말했다. 특히 이준석 전 대표와 관련해 “얼마나 많은 듣보잡들이 나서서 조리돌림을 했느냐. 그런 식으로 모욕을 줬는데 이 전 대표가 지금 돌아오겠냐. 돌아오면 배알도 없는 사람이 되지”라며 “그런 사태를 만든 게 당 지도부”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을 호가호위 이용해 먹는 사람들이 문제”라며 혁신위의 역할을 강조했다. 인 위원장은 “명심하겠다”며 “당 안에서 우리가 대통령의 얼굴이고 당의 얼굴인, 우리가 책임감 있게 똑바로 해야 한다는 아픈 처방을 내렸다. 지금은 좀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총선기획단 1차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총선 전략 마련에 나섰다. 다음 달까지 공천 제도와 핵심 공약을 내놓고 앞서 혁신위가 제안한 ‘현역 의원 20% 공천 배제’ 등도 검토하기로 했다. 총선기획단장인 이만희 사무총장은 이날 “가능하다면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를 만들어 내는 공정한 공천 룰을 만들겠다”며 “총선기획단의 세 가지 과제는 민심, 안심, 진심이다. 국민 마음을 얻겠다는 각오로서의 민심과 국민이 믿고 맡길 수 있는 당이 되겠다는 안심, 반드시 국민을 위해 해 나가겠다는 진심”이라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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